당근이세요? 창비청소년문학 133
표명희 지음 / 창비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근이세요? 

#표명희 #창비 


학생들에게 어떻게 독서를 하면 좋을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때 꼭 사례를 드는 작가님과 책이 있다. 

우리가 난민을 바라볼 때 

난민이 우리를 바라볼 때 

우리가 난민 일 때~와 같이 시선을 달리 해서 읽으면 어떨까? 학생들에게 제안하고는 한다. 


꾸준하게 책을 읽기로 마음먹었다면 좋아하는 작가, 출판사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을 한다. 

취향이 생겼다는 것이니 꽤 긍정적인 것이라고.. 


표명희 작가님의 버샤, 어느 날 난민을 추천하며 위 이야기를 학생들과 함께 나눈다. 

그런 작가님의 책 '당근에세요?'를 읽고 역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님의 관심사와 책을 쓸 소재, 화두는 세상의 모든 것일 수 있겠지만 '난민', '이주민'에 대한 관심은 나의 관심사와 같은 듯해서 너무 좋다. 

사실 제대로 탐구하고 정보를 수집하지도 않지만 학생들에게 꼭 이런 영역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말해주는 영역이기에 작가님의 소설에서 늘 등장하고 다뤄지는 이 부분이 참 좋다. 

표지와 제목은 사실 살짝 당황스럽기도 했다. 내가 알던 창비 청소년 소설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이미지였고 제목이었기에 말이다. 

하지만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며 또 작가님의 첫 청소년 소설집이란 것과 청소년들이 좀 더 쉽게 관심 갖고 대할 수 있는 표현 방식이지 않냐는 말에 바로 수긍하고 고개를 끄덕끄덕... 


딸꾹질 

이상한 나라의 하루: 당근이세요. 

오월의 생일 케이크 

개를 보내다 


이상 4편의 단편이 수록되었다. 

이 책을 읽고 난 느낌은... 


'까칠하고 냉소적인 주인공들의 대화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역시 그 속은 또 따숩다.' 


우리의 상황이 늘 그래왔지 않나 싶다. 

그 상황을 어른들은 어른들의 방식으로 청소년들은 청소년의 방식으로 대하는 것인데... 


'딸꾹질'에서 엄마와 아빠가 월드컵 거리 응원 모습을 보며 나누는 대화가 인상적이다.


6월 항쟁 때 거리에 나온 사람이 10만 명이라고 회상하며, 6.29 선언을 끌어냈다는 자랑스러워하는 이야기에서 시작되어 각각의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잘 모를 386세대라는 단어, 4.19, 5.16, 5.18, 10,26, 5공, 6공까지 버스 번호 같은 헛갈리는 숫자들이 끝도 없이 쏟아져 나온다. 


책을 다 읽고 다시 위 문장이 나온 페이지를 찾아 한 참 쳐다보았다. 

그 뒤로 숫자들의 쏟아져 나옴은 멈췄는가? 빠뜨린 숫자는 없는가? 

4.3, 4.16, 그리고 최근에 추가된 12.3까지... 이런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평범한 청소년들의 일상은 별개인 듯 담당하게 그렇지만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지 않나 싶다. 추천사에서도 읽을 수 있듯이 내 일이 아니더라도 우리 이웃의 일이고 우리 가족의 일일 가능성이 크니 말이다. 

역사적 흐름 속에서 또 현재 지금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다양한 이주 배경과 한부모 가족,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평범한 일상이면서도 안타까운 속사정을 갖고 있는 주인공들이 우리의 청소년들이며 그 친구들인 현재의 이야기를 책 속에서 풀어내주고 있다. 


'길 잃은 미운 오리 새끼를 우연히 만나면 이런 느낌일까. 안쓰럽고 도와주고 싶지만 부리에 쪼일 것 같아 선뜻 손을 내밀기도 어려운~' 


그래도 선뜻 손을 내민 이야기들이 역시 나온다. 따뜻해지는 순간이다. 


반려동물의 수목장을 위해 은행나무 아래를 내어준 원장님의 결정에서 

집에 같이 가자는 조카의 말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큰아빠의 모습에서 

웬수같은 딸의 앞날을 위해 내린 결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듯한 엄마의 이야기 속에서... 

부끄럽고 힘겹게 살아내고 있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또 새로운 숙제 같이 맞닥뜨린 현재의 다양하고 복잡한 곤경, 난처함, 힘듦을 헤쳐나가는 우리와 우리의 아이들, 비록 서로 말수는 예전보다 적어지고 더욱 까칠하며 냉소적일지라도 아직은 오월의 생일 케이크의 초에 불이 꺼지지 않은 타이밍에 소원을 빌 수 있는 지금이지 않을까~싶다. 따스한.. 따뜻한..


#도서협찬 #책추천 #청소년 #청소년소설집 #소설 #청소년소설 #창비청소년문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