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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는 어디로 갔을까 - 호기심에서 시작된 ‘진짜’ 역사를 찾아서
유성운 지음 / 드루 / 2025년 5월
평점 :
호랑이는 어디로 갔을까
#유성운 #드루
책 제목은 33개의 호기심 중 첫 번째 던지는 질문이다.
에필로그에서 이미 매력적인 런던이란 도시가 왜 잔인한 범죄의 무대가 되었을까?로 이미 시작했고, 우리의 쌍화점 이야기를 다시 꺼내며 영화, 연극, 소설은 당대의 상황을 반영한다는 이야기를 툭 던져 놓습니다. 그리고 33개의 이야기가 바로 영화나 드라마, 소설 등을 보다가 문득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 호기심을 매개로 당대의 사회적 모습을 한 발짝 더 들어가 보자는 생각으로 쓰게 되었다는 소개를 해주고 있습니다.
그런 호기심이 33개...
헌데 단순한 호기심처럼 작가는 가볍게 이야기하지만 내 생각에는 대단해 보인다.
'런던', '지킬 앤 하이드', '마르크스의 자본론'
만약 이 세 단어를 메타 데이터 태그인 해스태그를 달아놓는다면 같은 그룹으로 묶임으로 분류하는 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을 듯하다.
헌데 작가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저 단어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될 만한 것들을 툭툭 끼워 넣음으로서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 나가는 멋진, 뛰어난, 엄청 부러운 재주가 있다.
'일리아스', '서동요', '농기구와 우경'
이 조합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론 전혀 다른 이야기들이 이어지는 그런 놀라움만으로 33개가 모두 구성되어 있지는 않다.
미국의 금주령과 러시아의 금주령 이 둘의 유사한 점과 차이점을 사례로 보여주는 것과 같이 전혀 다른 지역과 시간, 즉 시공간을 두고 유사한 화두를 가져다가 비슷한 점과 차이점을 요목조목 따져준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을 법한 이야기를 툭 던져놓기도 한다.
이미 알고 있을 만한 이야기가 굳이 33개의 호기심에 왜 해당될까? 싶지만 다들 짐작하듯 역시 우리가 모르는 것이 그 안에 있는 것이다.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의 텃밭과 그들의 선거제도, 그리고 흑인 노예 제도와 계속 진행 중인 인종차별 이야기
개인적으로는 지리 교과에 해당되는 대항해시대와 템플 기사단이 나오는 이야기를 통해 지식과 정보를 조금 더 얻을 수 있었고, '반딧불이 묘'에 대한 우리와 일본 사람들의 시각이 왜 다른 지에 대해서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소빙하기 시대와 유명 작가들의 산책, 소풍이 낳은 '프랑켄슈타인이 태어난 밤'도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소빙하기와 온화했던 빙하기 사이사이의 간빙기 이야기는 내가 알고 있는 지식에 흥미로운 역사적, 문학적인 이야기가 보태지는 느낌, 쌓이고 누적되는 것이 행복해지는(나도 아마 다시 교실에서 관련된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풀어내고 그들의 관심과 흥미를 얻어볼까~하는 마음이다... 이미 성공을 예감하는 마음에서 행복해지는 듯하다)....
햄릿과 태종태세문단세~조선의 왕들 중 누가 더 비극적인가를 비교하는 이야기 '인터미션'은 33가지 이야기 중에 가장 흥미로운 구성, 체계로 된 이야기였다고 꼽을 수 있겠다. 물론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가만히 읽다 보면 비극의 주인공으로 단종이 왜 안 나올까? 햄릿의 이야기와 중복되는 면이 그리 많지 않나? 혼자 궁금해하며 햄릿을 다시 읽어보아야겠다. 혼자 생각도 하고 뒤에 세조와 단종의 이야기가 언급되는 것, 바로 햄릿이 데인족, 바이킹, 덴마크 왕자임을 이야기하는 이야기까지 묶여 더욱 흥미를 끈다. 33개의 이야기 중 또 몇 이야기는 이렇게 다시 그들끼리 묶여 서로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그렇게 다시 알고 읽는 이야기는 더욱 새롭고 재밌게 다가온다.
내가 사는 고장은 소갈비가 유명하다.
작가는 우리나라 외 중국과 영국에 대한 언급이 많다고 뒤에 이유를 간단히 적었는데 '소'이야기도 꽤 많이 나오는 듯하다.
'병자호란 보다 무서웠던 우역'도 얼마 전 팬데믹 생각도 나고 여전히 일정 시기가 되면 반복되는 구제역, 조류독감 등이 떠올라 그 시절도 그랬구나. 싶은 안타까움을 공감한다.
"대체 이 전쟁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던 항왜~에 대한 이야기
"의와 불의의 싸움이다."라고 답했던 임진왜란과 같은 전쟁이야기
이러다가는 끝이 없다.
33개를 다 적을 수는 없지 않는가
책 표지와 모서리를 스윽 한번 쓰다듬고 가까운 책꽂이에 꽂아둔다.
종종 꺼내 볼 듯하며, 34, 35개를 내가 이어가면 어떨까? 감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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