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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방 바리스타
송유정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5월
평점 :
별다방 바리스타
#송유정 #자음과모음
소설을 읽는 것이 별로 인 적이 있었다.
아마 좀 많이 바쁘게 살던 때가 아니었나 싶다.
일이 전부이고, 일을 해서 조금이라도 더 벌어야 했던 시절이기도 했고, 일해서 버는 것 말고 주변에 내가 찾을 수 있는 행복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던 때
시간이 좀 나서 책을 볼 수 있을 여유가 생기면, 그 여유조차 조금이라도 수업을 잘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려고, 온라인 서점 검색창에 '지리'라고 입력하고 최신 전공 서적을 구매해서 읽고는 했다. 대학 때도 재미없어하던 그 어려운 전공책을 머리가 점점 굳어져가는 지금 굳이 말이다. 성장을 위해서였을까? 석사, 박사가 아닌 것에 대한 스스로의 위로였을까~지금 생각해도 그때의 책 취향은 왜 그랬을까~하고 좀 복잡하다.
어쨌든 내게 소설은 늘 후순위
뭔가 소설을 읽고 있노라면....
푸념이나 불안, 슬픔과 걱정이 뒤섞인 남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분명 눈으로 읽는데 귀로 듣는 듯한 느낌
한참을 그렇게 듣는 것은 일상에서도 쉬이 피로해지지 않나? 아마 그랬던 거 같다. 물론 난 지금도 계속 피곤한 상태라서 더 쉽게 피로를 느꼈을 수도
듣기보다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늘 누군가를 말로 가르쳐서 전달하고 설득시켜야 하는 직업이니 더더욱 그렇지 않나 싶기도 했다.
그런 사람이 계속 눈으로 들어야 했던 것이 내가 소설을 좀 멀리한 이유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써놓고 보니 이 표현이 무척 소설 속 문장 같아 지인에게 자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듯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익숙하지 않으니 공감능력이 떨어지고 내 이야기를 듣거라!라고 요구만 하는 삶을 살지 않았나?
게다가 그냥 재밌고 웃긴 소식과 유익한 정보만 탐하고 조금이라도 슬픔이 버무려진 이야기에는 눈을 감고 귀를 닫아버리며 말이다.
선천적으로 귀가 들리지 않는 카페의 사장님
어릴 적 온 가족의 힘이 모아져 잠시 치료가 된 순간이 있었던 경험은 오히려 비관과 아쉬움을 더욱 키우지 않았나 싶은 기억이 있는 사람
언제고 단 한 번이라도 행복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의 삶을 살아온 달순 님
남편이 건넨 한 마디 말과 잡아준 손 그 찰나의 기억 말고는 그 긴 서사가 모두 슬픔이 주재료인 사람이 알코올중독을 거쳐 치매까지 갖게 되어 신이 있다면 왜 나한테만 이러냐~라고 따질 정도의 서사가 담긴 삶을 살고 있는 별다방 바리스타
이 둘은 별다방을 찾아오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또 듣는다.
한 사람은 사실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은 계속 듣는다 하더라도 기억하고 채워지지 않게 계속 잊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들으려고 하고 사람들은 이들에게 들어주기를 원한다.
이 둘을 찾아 별다방에 들르는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말하지 않으면 속이 터져 나갈 것 같은 걱정에 슬픔을 쏟아낸다.
고소한 커피와 함께 때론 달달한 믹스 커피와 더불어...
예빈과 달순의 이야기를 먼저 듣고 그들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었다.
삶은 고통의 연속이라지만 이런 어려움도 있구나 싶은 다양한 속사정들을 듣고 이 책임이 오롯이 그들 자신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누가 이렇게 모질게 이 사람들을 몰아붙일까~ 감당할 수 있는 고통만 주신다는 신의 평가 기준은 또 무엇인가 생각하며 함께 고민하고 함께 슬퍼하기도 하고 화도 내본다.
책을 눈으로 읽는 동시에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던...
오랜만에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푹 빠져 공감하며 보낸 시간이었다.
그 시간을 소설이 내게 주었다.
예빈 사장님이 주문을 받고 달순 님이 내려 주시는 커피가 먹고 싶다. 할머니가 드셨던 믹스 커피보다 맛있는 달달한 커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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