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이름들의 낙원
허주은 지음, 유혜인 옮김 / 창비교육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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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이름들의 낙원 

#허주은 #가제본 #장편소설 #창비 


가제본으로 읽기 시작해서 과연 이 책의 결말을 볼 수 있을까 걱정했었는데 다행스러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소설의 끝은... 개인적으로 좀 안타까운 결말이다. 

그리고 요즘 계속 드는 생각... 

귀한 작가, 감독님들이 많고 흥미진진하고 전 세계 사람들도 홀릴 만한 문학, 영화 등이 만들어지는 이유 중에 하나가... 

우린 정말 아프고 쓰린 기억이 많은 민족이라는... 


어느 페이지에선가 양반들을 다 싸잡아서 이렇게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들은 무조건적인 친절을 베풀지 않아. 네가 입안의 혀처럼 명령에 복종할 때는 여동생처럼 대해주다가도 심기를 거스르면 다시 하인 취급을 하지' 


계급이 있어 불평등했고, 근대로 들어왔어도 우리끼리의 계급과 계층에 더해 타른 나라의 간섭을 받아야 했고, 사상에 따라 밤낮 색깔로 위아래가 또 정해지고 이제는 부자와 가난한 자에 따라 할 수 있음과 할 수 없음이 나뉘는 시기를 관통 중이며 여전히 뭔가 정리되지 못한 채 아직도 어수선한 시기이다. 

단순히 지배층의 갈등에 아버지가 죽고 가족이 해체되어 오빠를 찾아 나서다가 찾았으나 비극을 맞고 다시 일어서보려는 굵직함으로 이 글의 전체와 이글의 시대적 상황을 설명하기에는 그 사이사이 너무 말할 것들이 많은 아픔과 슬픔, 잔인함과 인간으로서 도저히 하지 말아야 하는 일들이 우리 손으로 자행되는 것들을 본다. 등 떠밀려서 해야 하고 나쁜 일임을 알면서도 생존을 위해 할 수밖에 없는 고통과 두려움들이 책 속에 가득하다. 

숨이 턱 막히는 상황들.. 

개인적으로 그런 시간들이 지나온 시절을 살고 있다는 것이 다행이며 또 오면 어쩌지 라는 두려움이 교차한다. 


특히... 소설 속 이 부분... 


'죽은 사람을 보는 것은 고역이지. 하지만 코를 없애면 그자들이 이교도라는 사실이 떠오르거든. 사악한 자들이라는 것이 말이야.' 


악인이다. 

물론 그전에 불행한 사람이고 불우한 환경 속에 처해있으며 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악을 행하기로 한 순간부터... 그 사람이 어디까지 변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는 살해한 자를 쳐다보는 자신의 고통스러움 때문에 그 시신의 코를 다시 베어내는 인간의 무지막지한 이기적인 행위가 나온다. 

처참하다. 

소름이 끼친다. 

그를 움직인 것은...'수치심'인데... 그 행위가 저리 잔인하단 말인가? 


'기존의 세상과 새로운 세상이 충돌하면 이런 결과가 발생하는 법이야. 우리 다 단단히 각오해야 할 거야. 어느 쪽이 승리하든 모두가 상처를 받을 테니까' 


그 당시 기존, 기득권층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잘 나타낸 문장을 읽은 적이 있어서 옮겨본다. 

'저것들은 대체 누구인가. 저것들은 왜 저러는가. 왜 죽여도 또 번지는가. 저것들은 어째서 삶을 하찮게 여기고 한사코 죽을 자리로 나아가는가... 임금은 그것을 물었으나 신료들은 대답하지 못했다. 대답받지 못한 의문은 두려움이 되어 번져나갔다.' 

그리고 '저것'으로 표현된 사람들은 그 시절 목숨을 걸고 새로운 세상을 위해 변화를 꾀했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요즘 역시 가장 많이 쓰는 단어... 세상은 무척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지금 세대 간 갈등을 포함하여 그래서인가? 모두 상처받는 일들이 많아지는 것이? 단단히 각오해야 하는 것 말고 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성리학의 세상에서 실학을 배운 학자들로부터 세상이 변화하는 시기 정약전과 공부하고자 하는 가난한 흑산도 청년을 다룬 자산어보 영화를 본 적이 있다. 


'벗을 깊이 알면 내가 더 깊어진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성리학과 실학을 벗으로 두고 상대를 알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 내가 더욱 성장하는... 해법은 이미 우리 조상들이 제시해 주었다. 


모두 상처받기보다 이전과는 또 다른 상처를 우리가 서로 주고받지만 해답이 있으니... 실천하려는 노력을 좀 더 기울인다면... 소설 속에 나오는 수많은 상처를 볼 필요가 없을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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