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 다시 돌봄이 시작되었다 - 요양보호사이자 돌봄 전문가의 가족 돌봄과 자기 돌봄 이야기
백미경 지음 / 푸른향기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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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 다시 돌봄이 시작되었다. 


#푸른향기 #백미경 


책 제목에 '오십'이라는 나이가 선명하다. 

'시작'이란 말이 딱히 위로가 안 되는 것이... 돌봄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니... 그다지 시작이란 말이 새롭게 리셋되었다는 위로의 느낌을 보태주지 않는다. 

이 책... 

솔직히 읽기 싫었다는... 

내 나이를 알고 있는 가족과 지인 모두 눈치채지 않았을까? 

평소에 젊음을 부러워했다. 

배드민턴을 잘 치기 위해 레슨을 받으면서도... 

대학가 카페 창으로 보이는 젊은이들의 모습만 보고도... 

졸업하는 내 제자들만 봐도.. 그랬다. 막연하게... 

그냥 그들이 부럽기도 한 것과 동시에 내 나이가 너무 싫은 거지... 

뒤 돌아보았을 때 아무것도 해놓은 것 없는 지금... 이 자리... 

그런데 앞은 무진기행의 안개처럼... 뿌옇고... 

당장 내 어깨와 등 양손에 가족에 대한 책임감은... 


뜬금없이 나이와 관련된 노래 제목들을 검색해 보았다. 


스물다섯스물하나_자우림 

장가갈 수 있을까?_커피소년 

서른 즈음에_김광석 

이 나이 먹도록_바이브 

서른일곱_김진표 

팔레트_아이유 

스물셋_아이유 

에잇_아이유 


'서른 즈음에'는 오히려 마흔 즈음에 그렇게 노래방에서 불렀었는데... 

내 나이 말고도 학교에 있다 보니 젊은이들의 나이에 관한 생각이 묻어난 가사에도 관심이 가서... 

아이유 '팔레트'에서는 겨우? 두어 살 더 먹은 GD가 아이유를 위로하는 듯한 랩이 인상적이었고... 

에잇은 지인들의 잇따른 사고... 에 대한... 


'오십'은 없네... 

트롯이라는 전통가요? 에는 있을까~ 싶지만 찾기 싫다. 


주저리주저리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난 서른 즈음부터 내 나이를 스스로 인지하는 게 싫었을 테고... 

자꾸 스물 언저리 나이의 내 모습을 추억하거나 후회하거나 지금 그 나이 젊은이들을 부러워한다는 것이 결론이다. 


싫었지만 

책을 읽었다. 

무진의 안개를 조금이라도 걷어내야 앞이 보이고 다시 짐을 들고 걸어 나갈 테니... 

왜냐면 또 3월 개학이니까~


오십 중년은 스산한 가을 문턱이라고 한다. 

그런 정도의 표현은 각오하고 보았기 때문에 책장을 잘 넘겨가던 중... 


P30 '우리 엄마는 1943년 생이다.' 


에서 한참을 멈췄다. 

안 그래도 오늘 오전 부모님들과 사이가 막연하던 교회 권사님이 어제 소천하셔서... 장로님은 그 사실을 오늘 아침에 요양원에서 들으셨고 겨우 오전 입관예배 때 빈소에 머무르시다가 바로 건강이 염려된 가족들에 의해 다시 요양원으로... 

장례식장 음식은 아직도 잘 소화가 안 되어... 조금 미리 나와서 걷고 있는데 오늘 빈소에 모신 분들의 사진과 가족들 이름을 쭈욱 보게 되었다. 나랑 아무 연고도 상관도 없는 분들... 57세.. 94세.. 배우자 홍길동... 배우자 칸 없음.. 정말 다양하고 서로 다른 사람들.. 이 죽고 태워지고 묻히고.. 

그들을 상주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보내는 사람들... 

책에서 저 문장을 읽고 되뇌게 된 말은 '나의 아버님은... 1943년 생이고 나의 어머님은 1944년 생이고...' 

그리고 내 나이... 앞자리... 오... 


그래 읽자! 

정신 바짝 차리고 집중해서 읽자. 

이미 도달해서 관통 중에 있는 나이...인데 마냥 싫다고 못 본 척 모른 척 살 수 있나? 


중년 여성에 치우친 듯한 앞부분도 꼼꼼하게 읽었다. 

그 부분에서 책 속 중년 남자는 참 철없는 사람인데 그 모습이 곧 내 모습일 수도 있기에... 

비슷한 연배의 지인의 죽음을 조문하고 오신 부모님의 앞 날도 생각해 본다. 

늙고 힘없는 엄마가 철없는 아빠를 책임지게 하고 도망갈 궁리를 했던 책 속의 작가님 상황을 최대한 공감해 보면서... 

그 옛날 심청이처럼 할 수 없기에 나를 돌보면서 부모와 자식을 같이 돌볼 궁리를 이젠 정말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라는 것을 조언해 주는 책이라고 한 줄 평을 남길 수 있을 듯하다. 책 제목의 돌봄은 곧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게 특히 오십에 이른 자신에 대한 돌봄을 무시하지 말고 늘봄에 가깝게 챙기라는 역시 비슷한 연배의 작가님 조언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나와 부모, 그리고 자식의 입장 그 누구의 입장에서라도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책이다. 

책을 읽고 나면 안개가 분명 조금 걷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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