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계곡
스콧 알렉산더 하워드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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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계곡 


#스콧알렉산더하워드 #김보람 #다산책방 


장편 소설은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다가 놓치기도 하고... 헤매다가 운 좋게 다시 맥을 짚어 제자리를 찾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참 난감한 상황에 빠질 때가 있다. 그만두자니 이전 읽은 것이 아깝고 계속 읽자니 안 읽으니만 못하고... 

물론 지극히 내 이야기다. 소설을 읽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심자이니...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다. 

책이 2권이란 소리가 아니라 책 안에.... 어느 순간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2부로 넘어간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했지만 장편 소설이라 거의 한 인물의 반평생을 다뤘다고 할 정도의 일대기이다. 

그의 주변 인물과 더불어 성장하면서 또는 생활하면서 벌어지는 일거수일투족이 담겨 있는 것을 느끼며 어쩌다 보면 주인공의 생활을 나 역시 인근에서 쳐다보며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라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아주 가까운 이웃처럼... 아니면 동료 헌병처럼... 


'시간'을 다루는 소설이다. 

물론 초점이 맞춰진 집중된 시간이 있다. 하지만 어린 시절과 현시점에서 미래까지 모두 다루기에 처음과 끝은 나름 일직선상에 있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이 소설의 매력은 이제부터이다. 

'시간'을 다루었는데 '공간'은 범상치 않다. 

즉 공간에 따른 시간이 다르다. 아닌가 시간에 따라 다른 공간이 펼쳐져 있다. 그 공간은 같지만 시간에 따라 다르다는 이야기... 

음... 정확하게 무엇이라 표현할지.. 


'20년의 시차를 두고 동서로 끝없이 병렬한 마을' 


본문을 옮겨본다. 


'서쪽으로는 20년 전의 과거가, 동쪽으로는 20년 후의 미래가 끝없이 이어지는 마을. 이곳에서는 상실을 애통하는 사람만이 과거가 미래로 '애도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시간의 질서를 넘어 도착한 곳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시간 여행이 가능한 곳 

어떤 사람들이 시간 여행을 하려고 할까? 

나름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그 시간 여행을 관리하고 감독하고 사유에 따라 제한을 두려는 사람들과 그 명령을 집행하는 사람들은?


신청한 사유보다 우선하는 목적을 숨기고 가려는 자와 이를 사전에 예방하고자 숨겨진 목적을 파헤치려는 자...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인정하는 부분, 갈망하는 부분, 불평하는 부분은? 진짜 이런 세상과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을 비교하면 난 또 어느 세상을 선택할 수 있을까? 그리고 전자인 소설 속 세상을 선택한다면 난 과연 동쪽으로 갈 것인지, 서쪽으로 갈 것인지 어떤 사유의 청원을 넣을 것이며 날 막는 자가 있다면 그것은 또 무슨 사유일지... 


소설이 갖고 있는 매력이다. 

무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난 현실을 기반에 두고 그 상상력을 적용해 본다. 

나는 내 안에 알랭과 오딜의 마음이 모두 있고, 규칙을 어기려는 자와 자문관의 마음 모두를 품게 된다. 

또 가혹하게도 그중 하나만 선택해보기도 하고, 반대로 소설 속 인물보다 전지전능한 시점에서 처음 선택과 다른 선택을 하기 위해 시간을 거꾸로 처음으로 돌려보기도 한다. 


추천사에 이런 말이 있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어쩜 이런 멋진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강연이 있고, 또 이 소설에 맞는 이 멋진 문장을 추천사로 적었을까? 

수많은 인물 속에서 나를 만들어가 본다. 

죽은 자, 산 자를 통틀어 난 어떻게 해야 할지 지금처럼 어수선한 시기에 나를 생각해 본다. 나 어디에 누구처럼 살고 있는지... 난 누구를 구할 수 있는지... 

'운명을 바꾸는 선택 앞에 인간은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가?' 


'충분히 애도한 사람만이 안다. 과거를 구원할 수 있는 건 오직 현재라는 것을...' 

멋진 결말이다. 

지인에게 충분히 추천할 만한 소설을 읽었다. 

책장에 꽂기 전 가방에 챙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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