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화와 칼 - 일본 문화의 양상 ㅣ 현대지성 클래식 60
루스 베네딕트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월
평점 :
국화와 칼
#현대지성 #왕은철 #루스베네딕트
제목은 왜 국화와 칼일까?
국화는 평화, 칼은 전쟁... 국화를 사랑하면서도 칼을 숭상하는 일본인의 이중성을 날카롭게 해부한 책
국화는 일본의 황실을 상징하고 나라꽃인 벚꽃보다 국화를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다른 꽃들이 피지 않는 차가운 가을에 홀로 피는 국화는 깨끗하고 청결하고 조용하고 엄숙하고 고귀하다는 생각이 있어서라고 한다.
그런 국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마음속에 항상 '칼'이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내가 기억하는 예전에 읽었던 국화와 칼의 소개글이다. 을유출판사에서 나온 책으로 김윤식, 오인석 님이 옮겨 적었던... 그리고 난 일본인의 이중성을 경계하고.. 일본인의 문화에 대해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라는 나름의 글과 기억을 남겨두었던 갔다.
이번에 현대지성 출판사에서 나온 책을 읽고 나니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몇 가지 위의 생각을 조금 수정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나 할까?
단순하게 국화는 평화... 칼은 전쟁을 의미하는 것 외에도 복잡하고 복합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듯하다.
국화를 좋아하지만 국화꽃을 온전하게 보이기 위해 눈에 잘 보이지도 않을 가는 철사로 꽃잎 한 장 한 장의 모양을 잡아놓는 모습...
칼을 숭상하지만 마냥 공격성을 갖고 있는 이중성이라기보다는 그 칼은 남을 겨누고 향하는 칼일 수도 있지만 그 외 시간엔 늘 자신을 향해 겨누며 칼과 자신을 동일시하여 칼에 녹이 슬지 않도록... 자신에게 녹이 끼어들지 않도록 단련하고 숙련하는 모습...
읽으면서 혼란스럽기도 하다.
우리의 모습과 다른 모습에서는 안도하고... 그렇지만 너무나 비슷한 모습에서는 소름이 끼치고 부끄럽기까지 하다.
아직도 나 역시 근현대사에 일본과 얽힌 역사에 부끄러움이 그리고.. 고대사에서의 과잉된 자부심을 바탕으로 일본에 대해 객관적이지 못한 시각을 갖고 있나 싶다.
러시아 군인들을 항복을 시키고도 무장해제를 시키지 않고 사진을 같이 찍고 아들을 죽인 장군이 주는 말을 선물로 받아 사후 신사로 개조된 이야기와 내가 알고 있는 우리 민족에 대한 억압과 업신여김... 은 도대체 그들의 어디에서 기인한단 말인가?
이 책이 모든 것을 설명해 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알게 된 사실 하나...
이 책은 어찌 되었건 당장 전쟁 중에 일본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성으로 쓰였다는 것(왜 처음에 읽었을 때는 몰랐을까? 아니 읽고도 잊었는가? 중요한 사실인데 말이다.) 미국의 전후 대 일본 정책의 향방을 결정짓기 위한 자료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것... 그러나 꽤 정확한 문화 인류학적 연구 결과로 책으로 나왔을 때 일본인들마저 많은 책을 구매하고 읽었다는 사실은... 지금 우리와 이웃한 일본과 새롭게 관계가 재정립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 한번 더 읽고 그들에 대해 알아가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국화를 들고 오든, 국화로 숨긴 칼을 품고 다가오든 어떠한 경우에도 말이다.
이런저런 사실과 연구 결과... 를 감탄하며 읽어나가기도 하고 고개가 갸웃거려지기도 한다. 그 부분은 물론 작가는 미국인이고 독자는 한국인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미국인이 바라보는 일본과 그들과 고대부터 근대까지 얽히고설킨 우리가 바라보는 일본은 선입견과 편견을 완전하게 지워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튼 루스 베네딕트는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이 치른 전쟁의 영향을 주고받은 루마니아, 태국,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폴란드 등에 대한 연구와 일본까지.... 연구를 했다고 한다
어떤 마음이었을까?
국가가 시켜서 그냥 적어나간 기록은 아닐진대...
위에 언급한 대로 그들이 너무나 모르는 이들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나서 전쟁 이후 이들이 평화적이고 민주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기를...
몰랐던 그들에 대해 알아낸 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수많은 사람들의 불행을 가져온 선택에 도움이 되었다고 믿고 싶지 않기 때문인 듯하다.
#도서협찬 #책추천 #일본 #일본문화 #국화와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