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신화 千년의 우리소설 14
김시습 지음, 박희병.정길수 옮김 / 돌베개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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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신화 


#천년의우리소설14 #김시습 #박희병 #정길수 #돌베개 


교과서에서나 보던... 

그것도 아주 오래전...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그래서 나와 같은 분이 이 글을 읽을지도 모르니 차례를 그대로 옮겨본다. 


#만복사저포기 

만복사에서 저포로 내기를 하다. 

#이생규장전 

이생이 담장을 넘어가다. 

#취유부벽정기 

술에 취해 부벽정에서 놀다. 

#남염부주지 

남염부주에 가다 

#용궁부연록 

용궁의 잔치에 초대받다. 


사실 읽기 편하게 번역을 했다고 하나 여전히 읽기 어려운 고전이었다. 

중간중간 한시는 처음에는 읽다가 건너뛰기 일수였다. 

아마 나와 같이 읽은 분들이 많을진대 마지막 박희병 님의 작품 해설에 보면 p169에서 아래와 같이 당부하고 있다. 

'~독자들은~시를 건너뛰지 말고 천천히 마음으로 잘 음미할 필요가 있다. '금오신화'의 깊은 묘미는 바로 이 시에 있는바, 시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는 작중 인물의 내면세계는 물론 이러니와 식ㅁ시습의 마음과 통할 수 없다.' 

'~요컨대 '금오신화'의 독해 수준, 즉 '금오신화'를 얼마나 제대로 읽었는가는 시에 대한 이해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솔직히... 

다시 읽었다. 

지인과의 책에 대한 대화도 한몫했다. 마음을 전달하는데 글만 있지 않고 노래와 가락 같은 시로 전달한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우냐고... 그 아름다움을 놓치고 책을 읽고 잘 읽었다고 말하기는 힘들 거라는... 당부에 도저히 그냥 책을 덮고 서평으로 마무리한 후 다시 들쳐보지 않는 것은 죄인 듯... 


양생, 이생, 홍생, 박생, 한생과 그와 사랑을 나누는 여인들, 그리고 그와 대화를 나누는 신선들의 이야기, 그리고 일반적인 대화가 아닌 시로 서로의 마음을 전하고 확인하는 과정은 조금 어렵지만 이미 어려워할 독자들을 위해 곳곳에 마련된 배려로 두 번째 시도는 그리 어렵지 않았으며 처음 시도에서 건너뛰었던 것조차 부끄러워진다.


읽으면서 얼마나 문예적으로 탁월한가, 사상적으로 얼마나 깊이가 있는가? 그리하여 오늘날의 독자가 시대를 뛰어넘어 얼마나 깊은 감동을 받을 수 있는가 하는 간행사에서 밝힌 부분을 평가하며 읽기에는 내공이 너무 없다. 

하지만 지금 현세에 읽는 어떤 사랑 이야기만큼이나... 또 과거로 돌아가거나 미래를 여행하는 SF 소설과 견주어도 흥미진진함이 뒤지지 않을 이야기를 읽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듯하다. 그것도 눈으로 읽기만 한 것이 아니라 시낭송, 멋진 노래로 구성된 뮤지컬 한 막~을 본 듯한... 


양생이 마지막 노래한 '~산 자와 죽은 자의 길이 다르다 하나 추모하는 이 마음 그대에게 닿았으면 하오.'라고 말한 뒤 슬픔이 극에 달해 논밭을 모두 팔아 여인을 위해 재를 거듭 베풀었다. 

말이 쉽지 사랑하는 사람의 넋을 기리고자 모든 재산을 던져 그 재산이 다할 때까지 재를 올리는 그 시간에 비례하는 정성과 마음은... 가늠하기가 쉽지 않으며 그만큼의 사랑을 가늠토록 지금 시대의 글로 표현하는 것도 쉽지 않을 듯하다. 


김시습이 세조의 반정에 자신의 생각을 어찌 반영하던 이런저런 소설에 유교, 불교, 도교에 대한 사진의 생각을 양생, 이생, 홍생, 박생, 한생의 입을 통해 어찌 풀어내든지 간에 읽다 보면 애절한 사랑 이야기인데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하기도 하고... 뒤따라 가서 죽은 후 함께 하기도 하고 억지스럽지만 단테의 신곡처럼 이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을 여행하듯 다른 세상 신선과 대담을 하며 자신의 생각을 빙의해서 펼치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작가 본인은 도교의 신선을 믿지 않고 불교에 대해 인정하나 폐단을 비판하는 시도를 천천히 알아갈 수 있는 귀한 경험을 했다. 


오래되었고 교과서에 나오기에 읽어볼 만하다~라는 또는 오히려 교과서 작품은 그냥 문제를 만들기 위한 수업 소재일 뿐~이란 평가를 뛰어넘을 '금오신화'라는 것을 이제 겨우 깨달아 알게 되었다. 


#도서협찬 #돌베개 #책추천 #고전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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