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도 새소설 18
김엄지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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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도 

벨 할 섬 도 

할도의 또 다른 이름은 충동섬이라고 했다. 

거기에 가면 돌아오는 것만이 나의 유일한 임무가 될 것이다. 

그러나 너는 쉽게 돌아올 수 없을 것이다. 

너는 극복하거나 극복하지 못할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너는 거기에서 사라져라. 


도대체 무슨 말인가? 

소설 속 아버지는 할도에 가라고 했지만 왜 가라고는 말해주지 않았다. 

'나'는 알 수 없었으나 할도에 가고 싶어 졌고.... 갔다. 

숙소와 식당, 쥬지오와 병원을 오가고 해변에서 막대 폭죽을 터뜨린다. 

그리고... 

다시 돌아오는 배를 홀로 타고 돌아온다. 


할 도는 충동섬... 

'나'는 무슨 충동으로 할도에 갔을까? 

할도에 머무르는 동안 '나'는 어떤 충동을 느꼈을까? 

추워하는 여자에게 옷을 벗어주고 싶은 지나가는 충동과 목적을 갖고 그는 서쪽 절벽을 오르지 않았나? 그것도 충동인가? 계획인가? 

바위에 누운 여자를 보고 쥬지오 안에서 브레이크 타임 셔터를 내릴 때 어떤 충동이 생기지 않았는가? 

오히려 해변 술을 마시다가 무엇하는 거냐라는 A의 질문, 무엇을 하고 싶은 가보다~라는 B의 짐작처럼 무슨 충동이 생겼는가? 


기대가 하나도 없었지만 어느 크기인지 짐작모를 아버지의 기대를 가늠하며 살았던 '나'는... 

본래 무기력했는지...할도에 와서 무기력해졌는지... 

그냥 할도에서 사라져도 모를 그런 상태인 건가? 

그래서 몸에 베인 흉이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인가? 

쥬지오의 여자에겐 없는 흉이 궁금해서 서쪽 절벽을 같이 오르자고 한 것인가? 

내리는 비와 비를 몰고 '나'의 얼굴을 조준하는 바람에 정말 얼굴은 베일 것인가? 

섬에 사는 사람의 몸과 마음에 베이는 흉을 낼 정도의 상처를 주는 섬... 그래서 할도인가? 


노벨 문학상의 여파인지... 시적인 소설 속 문장에 눈이 가고... 천천히 읽게 된다. 

소설에 무지해서 정확하게 작가의 의도나 내 느낌마저도 분영치 않지만... 

요즘 책을 천천히 읽고 베껴 쓰며 진지하게 읽어 내려간다.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아쉬우세요?" 

"네" 

"왜요?" 

"글쎄요" 


알듯 말 듯.. 한 충동이 생겼을 때 '나'는 다시 할도를 떠난다. 

육지에 도착한 '나'는 충동섬을 떠나 어떤 삶을 살아갈지 궁금해진다. 


표지 그림은... 분명 할도 일 듯하다. 

할도의 펑펑 소리가 나는 파도 소리와 바다 내음이 느껴지지 않는 '나'가 서쪽 절벽에서 쳐다본 검은 바다가 아닌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숲의 그림자가 본체와 똑같은 모습으로 반영되는 잔잔함이 전혀 할도같지 않은데... 분명 할도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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