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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미 마인 ㅣ 워프 시리즈 8
배리 B. 롱이어 지음, 박상준 옮김 / 허블 / 2024년 12월
평점 :
에너미 마인 _ Enemy Mine
불시착한 행성에서 대면한 징그럽게 귀여운 나의 적
SF소설이다.
첫 페이지에 주인공 중 한 명이 등장하면서 음.. 진짜 SF이군... 이란 생각이 확 든다.
세 개뿐인 손가락 관절
노란 눈동자
그의 적은 그의 얼굴을 두꺼비 닮았다고 비하한다. 두꺼비 낯짝!
그의 종족은 '드랙'
전투기를 조종하는 역할의 외계인이고 그의 적은 '인간'
나름 뻔한 설정인가? 인간과 외계인의 전투! 그럼 난 누군가 편을 들어야 한다면 당연히 인간...
뒤 표지의 홍보 내용을 보태본다.
드랙의 한 전투기 조종사와 한바탕 전투를 벌인 인간의 말이다.
'나, 지구인 데이비지. 드랙 종족과 전투를 하다 무인 행성에 떨어졌다. 노란 피부와 노란 눈 그리고 손가락이 세 개인 드랙인 쉬간과 나는 서로 대적했지만 생손을 모색하며 금세 친구가 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던 중 사실 임신한 상황이었던 쉬간의 출산일이 다가왔다.(여기서 아! 쉬간은 여자구나!라고 생각한다면 이보세요. 이 소설은 SF랍니다. 지구인의 시각으로 모든 걸 해석하려 들지 말기를...)하지만 아 불행히도 쉬간은 아이를 낳다가 죽었다. 슬픔도 잠시 나는 이 노랗고 조그만 외계인 아이를 맡아 키워야 하는데...'
헌데 이 설정이 조금 익숙하다.
분단국가이면서 전쟁 중 이런 상황이 없었을까? 어딘가 불시착했거나 낙오된 국군과 공산군이 산속 깊은 마을이나 동굴에서..'웰컴투 동막골' 같은... 상상이고 영화 속 스토리지만 뭔가 실제로도 그랬을 법한 이야기...
그렇지만 그게 쉬운 일인가?
적이 분명한데
협력하는 관계로 이어지고 상대의 언어를 익히며 나중에는 가계를 다 그들의 언어로 외우게 되고 아기의 출산을 돕고 그렇게 나은 아기를 양육하고 그 아기를 돌봐줄 가족들에게 인계하는 것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사실 최선을 다한다~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한 행동을 실천한다.
위에서 잠시 언급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범위는...
같은 인간이고 동포였고 누가 이겼던 같은 땅에서 살아야 하는 운명이라는 연결과 이어짐이 있었기에...
하지만 인간과 외계인...
그렇지만 읽는 내내 부자연스럽거나 억지스럽지 않다.
이유는...
드랙... 종족의 쉬건에게 무언가 우리 인간들 중에서도 꽤 괜찮은 인간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가 아닌가 싶었다.
그리고...
생각해 보니 소설 속 인간과 드랙의 관계 만도 못한 상황 속에서 지금의 삶이 지속되고 있는 것 같다.
자신의 자리와 이익을 위해 공포와 거리를 두며 함께 생존을 위해 협력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지금 남북의 책임 지어야 할 정치인들.... 그리고 그들을 뽑은 우리들...
안개 때문에 뿌연 상황 같은 선택의 순간에도 사실 우리의 마음이 기우는 선택지는 늘 하나 존재한다. 마음 깊숙한 곳에서 선택하라고 몸과 마음을 그쪽으로 기울이게 만드는 옳은 선택! 답! 그러나 우리는 늘 한 스푼의 용기가 없거나 그보다 조금 많은 이기적인 이유 또는 겁쟁이가 되어 소설 속 주인공들처럼 자신의 삶을 살아가지 못하고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리며 겨우 살아 내고 있는 듯하다.
소설이 아닌 삶에 대한 사색이 담긴 좋은 철학서 삶의 지침서를 읽은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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