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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왜왜 동아리 ㅣ 창비아동문고 339
진형민 지음, 이윤희 그림 / 창비 / 2024년 10월
평점 :
왜왜왜 동아리
광화문에 촛불집회가 한창일 때
연일 뉴스에는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시민들이 삼삼오오 자발적으로 광장에 모여 이야기를 듣고 구호를 외치고 심지어 웃고 떠들며 축제에 온 양 즐기는 모습이 보도되었다.
한편으로 걱정을 했었다.
정부를 심판하고 대통령을 탄핵하려는 그곳에서 웃고 떠들고 아무것도 모를 아이들을 데려와 촛불을 들게 하고...
대학생 때 학생운동을 오랫동안 했던 친구에게 물은 적이 있다.
저렇게 유모차를 끌고 이 상황을 잘 모를 아이들을 데려와 웃는 모습이 보도되는 것도 약간 언론 플레이, 악의적인 거 아닌가 난 걱정이 된다고...
친구의 대답은 예상 밖의 답변이었다.
"근데 거기 가면 웃음이 나와. 나랑 같은 생각이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아?"라는 사실에 안도하고 힘이 나고 기분이 좋아지고 바로 옆사람과 친구가 되지" "그러니 웃음이 안 나오겠니? 축제야! 축제!"
소설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 끄트머리 동아리 활동은 시위이다.
그것도 아버지가 시장인 딸과 그 친구들이 벌이는 시위.
공룡옷을 입고 나온다고 한다. 반려동물을 데리고 나온다는 친구도 있다.
언뜻 생각하면 장난 같고, 뭐 하는 행동인가 싶으며, 진심이 묻어나는 시위 맞냐? 고등학생이면 대학 입학을 위한 스펙 같다고 오해 살 듯하고 중학생이나 초등학생이면 헬리콥터 부모의 등쌀, 또는 철없이 친구 따라 나온 것으로 치부될 수 있지 않나? 싶다.
실제로 이야기 속에서 "재판이 애들 장난인 줄 알아! 너희가 그걸 어떻게 해!"라는 대사가 나온다.
그런데 책을 다 읽은 사람들은 이 대답에 대한 대답도 책 속에 있음을...
'싸움은 축제처럼'... 저 위 문장이 있는 챕터의 소제목이다.
그리고 앞서 이미 어른들은 아이들보다 먼저 포기했다.
산불이 난 마을 근처에서 웃으며 자전거를 타거나 서울에 집을 알아볼 밖에... 무심하거나 포기하는 것이 어른들의 몫이었다.
또 '어른들은 이것저것 따지는 게 많아서 용감해지기 어렵다.'라고 이미 어른들에게 큰 기대를 하고 있지 않다.
물론 모두는 아니다.
언제나 아이들의 버팀목이 되어주고 곁에서 응원하는 마음이 전해지도록 지켜봐 주는 어른들이 있다.
할머니도... 변호사님도...
이제 세상은 이래야 하지 않나 싶다.
왜왜왜 동아리에서 만든 팻말은 우리에게 전해주는 메시지가 상당하다.
산불이 났다는 정보, 석탄 화력 발전소가 지어지고 있다는 정보의 전달만 갖고는 교육이라고 볼 수 없다.
그를 통해 다정이가 사라지고 오래 거주했던 집을 떠나오고 모래가 사라지고 꿈을 접어야 하는 일들이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고 있음을 함께 나누는 친구들...
우리 어른들이 미래의 후손들에게 허락받지 않고 해내는 모든 일들에서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이 땅의 변화가 너무 안쓰럽고 안타깝고 속상한 결과가 나타나고 있음을 이제라도... 어린 친구들에게 배워야 할 듯하다.
'바다에서 세탁기 소리가 난다.'
아이들은 듣고 보는 대로 말할 수 있다. 실로 정확한 표현이라고 웃으며 생각했다.
웃으며 자신들이 살아갈 세상을 지켜내기 위한 한바탕 축제를 준비하는 주인공들을 응원할 수 있는 그릇의 어른이 되어야겠다.
일단 시작이 좋다. 다정이를 찾았으니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글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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