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우맨 암실문고
마틴 맥도나 지음, 서민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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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우맨 


책을 받자마자 돈? 아님 카드를 주르륵 세듯 책 안쪽을 살펴보았다. 

'희곡' 희곡이 맞았다. 

1장, 2막이란 하얀 글씨가 검은 바탕 위에 조그맣게 쓰여있는 페이지로 몇 장 구분되어 있고 나머지는 등장인물과 그들의 대사가 빼곡하게 적혀있다. 

가제본 등으로 서평단 활동을 해본 적은 있지만 희곡은... 낯설다. 

그러나 그 낯 섬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읽을수록 빠져드는 이야기는 정말이지 생전 처음 접해본다고 표현해도 될 듯하다. 

"작가가 누구였지?" 

"이 작가는 이제 좀 기억을 해두어야겠다." 

생각을 하면서 이야기를 읽어갔다. 

등장인물의 대사를... 무대 위 벌어지는 장면을... 

평소보다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읽게 된다. 

아리엘이 화를 내는 장면에서는 나도 화를 내는 듯 읽게 되고 

얼음처럼 차갑게 느껴지거나 빈정거리는 듯한 투폴스키의 대사도 

비굴할 정도로 자신의 처지를 이해시키려는 카투리안의 대사와 사이사이 감정을 조절할 수 없어 터져 나오는 욕과 소리침도... 

보통 책에 큰따옴표 속 문장을 읽던 느낌보다 훨씬 실감 나게 읽어가고 있는 나를 찾게 된다. 


이야기... 

작가의 이야기가 문제가 되었다. 

이야기대로 실천해 버린 형도 문제다. 

그런데 그 형도 작가의 성향이 다분하게 있다. 

이야기 속 이야기로 나오는 '작가와 작가의 형제'의 주인공이면서 동생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인... 

정말 생각지 않게 투폴스키 역시 이야기를 썼고 이야기를 해준다. 

폭력적인 아리엘이야말로 직관적인 사람이겠거니 했더니 어린 시절 이야기로나 나올 법한 삶을 견뎌 지금 형사를 하고 있다. 

이야기 속에 이야기들이 등장하고 그 이야기는 사람의 목숨이 오고 가는 것 그 이상으로 이 세상에 남겨질 것인지 사라질 것인지 독자로부터 긴장을 유발한다.


평생 아픈 이야기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을 해치는 필로우맨... 

가만 너무 책 내용을 다 말하는 건가? 싶다. 

이야기를 끝낼 것인지, 아프지만 이야기를 계속해나갈 것인지 아이에게 묻는 고통스러운 필로우맨의 이야기가 이 이야기 속에 나온다는 것 정도만 말해야 할 듯 

몇 안 되는 등장인물들이 계속해서 끄집어내는 이야기와 그 속 이야기가 판치는 무대이다. 

아이를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이야기들이 돋보이고 싶어 하고 따돌려지기도 하는 이야기 

부모로부터 이야기꾼으로 키워진 이야기와 7년이란 긴 시간을 고문받은 이야기 

이야기를 만들어 작가를 둘러싼 수사 과정과 이야기가 현실이 되기도 그림자 같이 흉내만 내기도 한 이야기들이 딱히 여러 공간을 움직이지 않고 쉼 없이 벌어진다. 실제 무대 위처럼... 살짝 작게 느껴지는 붉은 책 속에서...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글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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