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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왕국
다니엘 튜더 지음, 우진하 옮김 / 김영사 / 2024년 8월
평점 :
마지막 왕국
재미있는 사건이 하나 있다고 해도 그 사건을 누가 옮겨 이야기하느냐에 따라 빵빵 터지기도 하고 "그게 뭐야?"라고 별거 아닌 게 되기도 한다.
역사적 사실은 그 자체로도 정보가 되고 지식이 될 텐데
그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아는 것과 말하는 사람이 살짝 각색을 한다고 해야 할까? 좀 더 재미있게 흥미롭게 이야기해 주는 것은 사실을 그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지만 무언가 의도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 않을까?
책 맨 뒤에 나온다.
작가가 이 책을 쓴 목적은 진짜 의친왕 이강과 진짜 김란사(소설 속 낸시 하)에 대한 독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아프고 슬프기만 한 역사적 사실은 늘 선택의 상황 속에서 복잡한 인간 내면의 고통을 극적으로 표현하여 함께 공감할 수 있게 해 준다. 한 인간으로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삶이 아닌 태어나서부터 죽음에 일으기까지 남들이 부여받지 못한 삶의 역할에 힘들어하며 그 역할에 책임을 다해야 할지 손을 놓고 평범한 남편과 아버지로서 살아가야 할지 또는 둘 다 잘 해내려고 애를 쓰는 힘겨움에 나는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막연하게 응원을 하게 된다.
또한 소설은 주인공 '이강'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아 보인다.
물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그의 생애주기에 맞춰 이야기들은 펼쳐지지만 중간에 쓱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인물도 이 격변의 시대를 어찌 살아갔을까?라는 궁금증을 자아낸다. 속편을 기대하는 느낌이랄까? 같은 시대와 공간인데 다른 시점으로 바라보는 또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를 기대하는 것이랄까?
참고 문헌의 도서명을 보면서 더욱 관심이 생겼다.
작가는 적어도 어느 한 독자에게서는 이 책을 쓴 목적의 200% 이상을 달성했다고 전해주고 싶다.
작가가 참고한 도서명에 주인공들을 여기 적어둠으로써 나도 잊지 않으려 노력해 본다.
<나는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비 이마사코입니다>에서 등장할 영친왕의 아내 이방자 여사는 정략결혼의 또 다른 피해자로..
<못생긴 엄상궁의 천하>에서 등장하는 엄상궁, 소설 속 이은을 일본으로 떠나보내며 이토 통감을 붙잡고 무너지는 어머니의 모습으로..
박내관, 소설 속 김원식으로 나오는 김규식, 변절자 윤태종, 그리고 일본의 자객 손에 무참히 살해당한 명성황후의 인간적인 면도 작가의 입과 손끝을 통해 들여다보고 싶기도 하다.
앞에서 말했듯이 같은 사실이더라도 누가 이야기하냐에 따라 몰입도는 달라지기에...
읽는 내내 술, 종교, 신념이 아니고서는 버텨내기 힘든 하루하루를 우리 윗 세대가 지나왔구나 싶다.
상대적으로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은, 삶은... 어떠한가?라고 생각해 본다.
만약 내게도 그런 시대적 상황이 닥친다면 난 누구를, 무엇을 부여잡고 그 아픈 시간을 버텨낼 수 있을까? 도 고민해 본다.
작가님에게 묻고 싶다.
단순히 의친왕과 김란사
두 인물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해 쓴 목적만 있었던 것인가? 다시 묻고 싶다. 소박한 목적이었다고 나름의 답을 내려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글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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