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더 기묘한 미술관 - 하나의 그림이 열어주는 미스터리의 문 ㅣ 기묘한 미술관
진병관 지음 / 빅피시 / 2024년 9월
평점 :
더 기묘한 미술관
'기묘하다'의 뜻을 찾아보았다.
독특하거나 예상치 못하게 사람의 이목을 끄는 것, 이상한 것, 낯선 것, 익숙하지 않은 것 등
이 책에 소개된 보자마자 익숙하지 않고 이상하고 이목을 끌었던 그림부터 말해보고자 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묘한 그림은 아르침 볼도의 <사계절>, <사 원소> 연작이다.
'분더카머'라는 낯선 공간에 소장품이 화려할수록 방의 주인이 세상의 지식을 많이 소유한 자로 인정받던 시대부터가 낯설다. 아무리 그런 시대라 하더라도 솔직히 괴상망측하게 표현된 자기 얼굴을 마음에 들어 한 황제와 아이들의 상상력이나 표현력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 모두 내게는 참 기묘하다.라고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삶이 닮긴 이야기로서 개인적으로 기묘한 했던 것은 누스바움 이야기가 가장 극적이지 않나 싶다.
체포당하기 직전까지 숨어서 그림을 그렸지만 아우슈비츠로 떠나는 마지막 기차에 몸을 맡겨야 했던 죽음에서 피하고자 그렇게 노력했던 누스바움을 결국 죽음은 그를 이긴... 누스바움이 그린 <죽음의 승리>라는 작품 제목은 화가의 삶과 묘하게 겹쳐서 소름이 끼칠 지경이었다.
디에고 리베라의 <꽃을 파는 사람>,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의 <골리앗의 머리를 든 다윗>은 이 책을 쓴 작가님의 설명이 없었다면 대충 스치듯 작품을 감상하는 내 나쁜 버릇 때문에 기묘한 이야기를 놓칠 뻔했다.
커다란 바구니에 담긴 노란 꽃에 시선이 뺏기고, 어유 저거 무겁겠다.라는 마음까지 도달된 후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타이밍에 작가는 커다란 꽃 바구니 뒤에 살짝 보이는 남자의 정수리 부분과 바구니를 잡은 손, 그리고 발을 보게 해 준다. 꽃의 아름다움이 노동의 힘겨움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게 하면서 기구하고 기묘한 화가와 그의 아내 프리다 칼로의 삶 이야기가 소개된다.
다윗과 골리앗의 얼굴 역시 그렇다.
미소년과 막 죽음을 맞이한 험악한 골리앗 그리고 익히 아는 성경 이야기로 끝날 뻔한 작품은 사실 스스로에게 벌을 내리는 작가의 소년, 말년의 얼굴이라는 사실에 움찔하게 된다.
이 밖에도 사랑, 정치, 차별 그리고 신화와 고전 속 이야기를 옮긴 작품과 작품 자체가 갖고 있는 기묘함을 넘어 그 작품에 투영된 작가의 삶의 기묘함이 쉴 틈 없이 첫 장에서 끝장까지 긴장감을 몰아간다.
전작인 <기묘한 미술관>, <위로의 미술관>을 찾아서 읽지 않을 수가 없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글을 적었습니다.
#더기묘한미술관 #기묘한미술관 #위로의미술관 #빅피시 #진병관 #책추천 #미술 #누스바움 #카라바조 #다빈치 #마네 #뵈클린 #사전트 #홀바인 #호가스 #보뇌르 #다비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