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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거당한 집 - 제4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
최수진 지음 / 사계절 / 2024년 8월
평점 :
점거당한 집
생각해 본다.
1시간 동안 온전히 가르칠 수 있는 지역, 도시가 내겐 있는지
애정하고 언제고 한번 오래 머무르고 싶은 '제주'는 꽤 많은 시간을 내어 수업을 할 수 있을 듯하다.
그리고
주소가 나오게 출력하면 두 장이 훌쩍 넘는 등초본이 말해주는 것처럼 이사를 많이 다녀서인지,
서울서 태어났지만 고향은 보령이라 말하고 학교를 오래도록 다닌 곳은 수원이라서 인지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곳을 마땅히 찾을 수 없다.
수원? 그렇지 수원이야 뭐 서너 시간 할 수 있을 테지
'광주', '경주'를 생각해 본다.
그곳에 어떤 연고를 두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나름 지리를 전공하고 살아온 시간이 꽤 되니 무언가 이야기할 수 있을 듯한데, 책을 읽고는 생각을 고쳤다.
'광주', '경주'에 대해 수업이 가능할 정도의 이야기를 한번 품어봐야겠다.
작가님은 이 두 곳에 어떤 인연을 대고 있을까?
아무 연고 없이 진정 어머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세상을 살피는 눈'으로 지금 이 소설의 무대인 광주와 경주를 이렇게 표현한 것일까?
작가님이 나 대신 우리 아이들 지리를 좀 가르쳐주시면 아이들 좀 덜 잠에 빠질 텐데...
그뿐 아니라
광주 민주화 운동, 세월호 참사, 월성 원자력발전소와 핵폐기물처리장 등 재난을 겪은, 또 엄청난 재난을 몰고 올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어찌 그리 소상히 알고 있으며, 이를 예술과 기록을 통해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와 미래 세대에게 어찌 생각하면 좋을지를 한 권의 책 속에 여러 이야기로 풀어내주고 있다.
점거당한 집
사실 자의든 타의든 감금당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속에 희망을 언급해 준다.
빛이 새어들고 밖으로 통하는 곳에서 펼쳐지는 아마추어들의 연극, 미술관에서 그리고 생활공간을 잇는 CCTV 그리고 잠행을 하는 행위 예술?이라고 해도 될는지, 그리고 무덤이라는 폐쇄된 공간 즉 지하 위에 건설된 도시에서의 화두까지
온전히 이 소설에서 작가님의 의도를 파악하고 이해하지 못했으나 이런 잠금, 감금, 폐쇄 속에서도 역경은 극복되는 것이고 그러한 시도는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 아닌가 싶다.
사형수마저도 물웅덩이를 밟지 않고 건너는 일처럼 온전한 의식 속에서 말이다.
이러한 시도는 예술과 기록 그리고 일상의 행동에서 미래 세대에 그대로 귀하게 전해질테니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글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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