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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 점 반 - 20주년 기념 개정판 ㅣ 우리시 그림책 3
이영경 그림, 윤석중 글 / 창비 / 2024년 8월
평점 :
넉점반
우리 시 그림책이다.
윤석중 님의 시 '넉 점 반'을 그림으로 ^^
속지는 한지 같은 느낌으로
그렇다고 제목이 궁서체는 아니고 돋움체인데 옛스럽고 멋스러운 글씨체
그림은 눈썰미가 좋고 손재주가 좋은 조선시대 어느 누군가 그렸을법한 옛 그림 같은(오주석 님의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에서 본듯한~)
분꽃과 채송화, 능소화도 있고 첫 장은 활짝 피기 전 예쁜 호박꽃
그리고 특히 눈에 가는 건
작가님은 동심이 떠오르도록 아이의 꾸물거림 속에 보이는 물 먹는 닭, 잠자리, 개미와 예쁜 꽃들이 등장하지만
난 왜 그렇게 구복상회에 진열된 물건들에 눈이 가는지
앗 그러고 보니 물 먹는 닭을 볼 땐 구복상회 옆 기둥에 쓰인 글이 생각나 깜짝 놀라게 된다. (닭 팝니다 ^^;)
내가 책 속 주인공이었다면 시간을 묻고
"넉 점 반, 넉 점 반, 넉 점 반~"되뇌면서 가게 물건들에 푹 빠졌을 듯
병 안에 담긴 희디흰 박하사탕과 알록달록 무지개색 사탕, 배가 안 아파도 먹었던 원기소, 둥근 걸게 매달려 있는 미원도 보이고 우산, 졸고 있는 고양이만 보고 있어도 한참을 보냈을 시간들
가게 할아버지 옆에 놓은 각종 고물과 고칠 것들도 신기하고 괘종시계, 일력, 흑백 가족사진 액자, 주판 어느 것 하나 책 속에서 내 눈을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아이가 너무 귀엽고 아이스럽다.
"넉 점 반 넉 점 반"
그렇게 되뇌다 분꽃 따 물고 나나나 나나나 해가 꼴딱 져 돌아왔다. ^^
그리고 엄마에게 천연덕스럽게 "엄마 시방 넉 점 반이래."
웃음을 참을래야 참을 수가 없다. ^^
그때 그 시절 지금보다 무언가 적었지만 주변에 둘러볼 것들, 내 눈을 사로잡았던 것들은 더욱 많았던 것 같다.
지금은 그때보다 무언가 더욱 많지만 앞만 보거나 고개를 숙이고 한 곳만 보고 있으니...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글을 적고 낙서도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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