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자들
김려령 지음 / 창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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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자들 


어쩜 이렇게 한 장면에 사람들의 심리와 상황설정을 디테일하게? 자세하게 묘사할 수 있을까? 

혹시 이 글들을 쓰실 때 즈음 실리콘 공사와 줄눈 시공을 받으셨나? 이사를 하기 위해 온 집안 정리를 직접 하시면서 글을 쓰신 건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런 능력을 무엇이라고 서평에 적지?라고 고민하던 차에... 

책 뒤표지에 공선옥 작가님의 글이 내가 하고 싶은 표현과 딱 일치한다. 


'미세 현미경' 


항상 미세 현미경을 들고 다니면서 우리의 삶이란 게 그 얼마나 많은 실핏줄 같은 이야기의 줄기들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살피는 눈과 그렇게 담아진 이야기를 글로 써 내려가는 손을 갖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 구성원 간의 이야기가 많다. 

첫 번째 배치된 '기술자들'을 읽으면서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으나 이후 이어지는 글들을 계속 읽고 마지막 '청소'까지 읽게 되면 내 생각이 아주 틀린 이야기는 아니라는 스스로의 생각이 든다.(작가님은 아니라고 하실 수도...) 

읽는 내내 충격? 적인 '상자'는 연인 간의 갈등?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사실 갈등 뒤엔 여주인공의 집안 이야기가 모든 것에 이유가 되고 있으니 가족 이야기 범주에 넣어도 될 듯하다. 

그럼 '기술자들'은... 남이 가족보다 낫다?라고 적어보고 싶은데... 읽고 스며든 내 생각이 맞나 모르겠다. 설마 그런 생각으로 쓰셨을까? 싶어서 말이다. 

가족이 남('세입자', '청소'에서는 남보다 못한...)이 되고 남이 가족의 빈자리를 채우는... 그런 삶이 우리 주변에 많이 있다는 생각에 머무르게 된다. 

엄마, 자식 할 것 없이 어쩜 이럴 수 있을까~ 싶다가도 종종 이거 소설이지, 뭐 이리 과민하게 반응하누? 하다가도 이건 분명 현실 속에 존재할 수 있는 상황 아닌가~싶다. 


맨 뒤 작가님의 단출한 시골 밥상 같은 작가의 말이 적혀있다. 

이상하게 문학평론가, 동료작가의 추천사와 글해석보다 자간도 넓고 줄간격도 넓어 보인다. 느낌상 그런 것인데 안 쓰고 싶은데 꼭 써야 해서 낯설게, 쑥스럽게 적은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중 몇 개의 글을 공개하지 않고 오래 안고 있었다고 밝히시는데 그 이유가 궁금했다. 

이제 세상에 나가려고 그동안 폭 안겨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밝히는 그 마음에서 이제 이 글들이 지금 가족 간의 무언가 연결고리가 희미해지고 끊어지는 지금 상황에 할 역할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런 면에서 단호하게 빗장을 풀고 이야기 속 주인공들이 독자의 마음에 가닿았으면 하는 바람이 크게 느껴지는 작가의 말이다. 

가족으로부터 받는 상처를 말하다 보면 가족이 이럴진대 남이야 얼마나... 

제발 읽고 이야기 속 누군가에 내가 해당된다면... 그러지 말자! 쉽게 주저앉지 말자! 힘내자! 정신 차려라! 그렇게 그렇게 우리 모두의 인생에 부치는 각별한 격려와 응원이 담긴 이야기들이라고 생각이 든다. 


'청소'에 나오는 아들과 딸이 되지 말자.라는 교훈 하나 얻었을 뿐이더라도 그것이 얼마나 큰 깨달음이고 각성일까! 

그렇게 떠나간 엄마는... 믿고 싶다. 새롭게 어딘가에서 새 힘을 얻어 새로운 청소를 하고 있을 거란 응원이란 것이라고... 


작가님의 각별한 격려와 응원이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에게 온전히 가서 닿기를..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글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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