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그림들 - 기묘하고 아름다운 명화 속 이야기
이원율 지음 / 빅피시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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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그림들 


처음 책 제목과 표지 그림을 보면서 들었던 느낌은... 

하얀 소복 같은 치마에 긴팔.. 긴 손가락.. 그리고 하얀 꽃을 힘없이 손에 쥐고 축 늘어뜨린... 발밑에도 놓여있는 꽃.... 입을 벌린 짐승의 가죽... 

그래 '죽음', '전쟁', '붉은 피와 함께 보이는 상처?'와 같은 공포스러움이 표현된... 잔인한? 두 눈을 똑바로 뜨지 못하고 괜히 이불로 온몸을 감싸 안아야 안전할 듯 한 그런 준비를 해놓고 바닥과 이불 틈으로 뭐가 들어오지나 않나 싶은 마음으로 실눈으로 쳐다보았던 그런 눈과 마음으로 봐야 하는 그림들이 연속으로 나올 줄 알았다. 


아니나 다를까~ 

첫 작품은 클로드 모네의 '임종을 맞은 카미유' 

살아온 날이 있어서인가 나도 임종을 목격한 경험이 있어서... 

죽음이 깃들기 전의 모습... 임종한 후 모습... 그 모습은 아무리 인간의 힘으로 치장해도 죽음이 드리워진 그 모습은 사뭇 살아생전의 모습과는 너무 다른... 

그 모습이 그림 속에서... 


쉽지 않은 책 읽기겠구나...싶었다. 

그나저나 표지의 그림은? 어디에? 

허리 아래로만 보인 표지 위로 하얀색과 대비되는 핏빛이 나오는 건지... 죽음의 색인 검은색과 회색이 보이지 않는 부분을 잠식하고 있는 건지... 또는 오롯이 하얀색으로 또 어떤 공포를 자아낼지... 

그런데 책 본문에서 찾은 표지의 그림은... 생각과는 달리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일 뿐... 


이야기... 

사실 내가 그림을 좋아하는 이유도... 

그림과 작가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지식도 전무하면서도 왜 그림을 소개하는 책과 좋아하는 그림을 작게 인쇄해서 방 곳곳에 놓아두는지... 

그 그림과 함께 이야기가 떠오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에는 그림만으로는 알 수 없는 무서운... 숨은 이야기들... 하얀색과 납중독... 사랑과 이별... 삼각관계... 불안증... 

카미유의 임종 모습과 살짝 예상했던 괴물의 모습은 책 앞에서 금방 지나가고 그림만 보아서는 왜 무서운 그림이라 할지 알 수 없으나 이야기가 보태지면 섬뜩하고 너무 무서워서 그림의 주인공이 안쓰러워지는...


그러한 그림들이 연속적으로 나오게 되어 손을 놓을 수가 없다.(참 바쁜 한 주였는데....) 


이런 생각도 들었다. 

이 그림을 보고 그림 속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은 이 그림을 무섭다 여기겠으나.. 

정작 이 그림을 그린 사람은 이 그림을 무섭다고 느꼈을까? 

어디 무서워봐라!라고 의도를 갖고 그린 그림은 스스로 보기에 무섭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테지만...(자신이 그리고 자신이 무섭다 느낀다면... 음...) 

그런데... 

자신이 원한대로 그림을 그렸을 때 쏟아지는 비난과 욕, 그리고 그에 따른 경제적 곤란과 사회적 명예의 추락.. 또는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는 막힘 같은 것들은 작가에게 얼마나 큰 무서움, 공포로 다가왔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무서운 그림들... 

보는 이도 그린 이도... 

이야기가 보태져 더욱 그림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그런 묘한 매력이 

여름밤에 읽은 책이라서 그런가... 

그 어떤 공포스러운 스릴러보다 묘한 한기를 가져오는 매력이 있는 책이라고 적어보고 싶다. 


<오필리아>, <모나리자>, <메두사호의 뗏목>, <야경>, <사르다나팔루스의 죽음> 에 담겨진 무섭지만 무섭기만한 이야기가 담긴 그림이 보고 싶은 분들이라면...이 책을...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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