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
최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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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 


단 한 사람을 읽은 적이 있다. 

가제본으로 읽었기에 사실 한번 더 읽고 싶어서... 책을 지인에게 빌렸는데... 아직... 

단 한 사람만큼이나 원도라는 책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진도가 안 나간다고 하나? 그러나 그 멈칫거림이 싫지 않다. 아... 이런 상황.... 이런 생각... 아.. 이런 선택... 갈등... 고민... 


주인공의 생각을 잘 담은 부분을 찾아보았다. 

그 부분에서 모든 고민과 갈등이 기인할 테니... 


p97 어떻게 양보인가. 모두가 원래 내 것이었다. 장민석은 양보를 하려야 할 수 없다고, 원도는 생각했다. 억울했다. 


억울한 마음.... 억울했다. 장민석과의 일이 가장 마음속 기저에 깔려있는 것이겠지만 소설 속 모든 상황 속에서 원도는 억울하다. 억울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혹시 작가님의 이 소설 첫 구상은 아래 장면에서부터 시작되었나? 싶은 지점이 있다. 


p 129 ~세 살배기 아이가 넘어졌다. 넘어지면서 담벼락에 머리를 박았다. 아이가 주변을 둘러보며 슬금슬금 울기 시작했다. 엄마를 부르는 것이라고 원도는 생각했다. 엄마가 나타나자 울음소리가 갑자기 커졌다. ~과시하듯 울었다. 머리를 만져주었다. 그럴수록 아이는 더 크게 울었고 엄마는 아이를 더 꼭 껴안았다. 내게도 저런 시절이 있었다. 내 잘못으로 다쳐도 울기만 하면 엄마가 나타나 괜찮다고 다독이며 꼭 안아주던 시절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분명 있었을 테지만 기억에 없다. 그 대신 이런 기억이 있다. 네 잘못이잖아. 울지 마!~ 언제부터인가 어머니는 상처의 잘잘못을 따지기 시작했다. 


엄마가 달래는데 더욱 크게 우는 아이의 모습.... 


책 속에서 따스한 장면은 그다지 많지 않다. 


p156 "아저씨 살아. ~ 이걸로 국밥이라도 사 먹어. 먹으면서 다시 생각해 봐. 아니 생각하지 마 그냥 먹어. 먹으면서 이 밤만 버텨. 생각하면 안 돼."이런 대사가 나오는 장면조차....... 말은 말일뿐이다. 말은 진심을 가리거나 오염시킨다. 뱉으면 사라지고 하물며 우주의 먼지조차 되지 못한다. ~


책 속 군데군데 상단 모서리를 접어놓은 부분을 옮겨본다. 작가의 말까지.. 

내 어설픈 느낌보다는 이 부분이 이 책이 궁금한 사람들에게 훨씬 더 매력적인 문장일 터 


죽은 아버지와 산 아버지... 

그리고 산 아버지의 말...'네 잘못이고 우는 것은 네 자유지만 몇 대 맞을래'라는... 말.... 


바다에 가면 너는 바로 뛰어드는 편이니, 아님 몸에 물을 묻히고 서서히 들어가는 편이니. 그녀의 말이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아닐걸~" 

문제는 물이 아니야. 기온이야. 깊이야. 물속에서 물 아닌 무엇이 있는가야. 물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둘러싼 조건이야. 나는 지금 바다 앞에 있어. 


원도의 것을 뺏으려는 의지로 원도를 살렸다. 

지금껏 원도를 살게 한 무수한 타인, 그들의 탐욕과 강탈과 모략의 의지처럼 몸을 일으킨 원도는 주머니에 손을 넣어본다. 


원도가.... 

사는 게 아니라 죽지 않은 것이다....라는 마음으로 몸을 일으키는 상황들이... 현재와 바로 직전 상황과... 잊었던 옛날 어릴 적 기억으로... 아니면 없던 기억이고 사라진 기억인데 원도가 지금 상황에 맞춰 새롭게 각색해 낸 기억들이 글로 펼쳐진다. 두 잔에 담긴 물 중에 한 잔을 계속 마시는 선택의 상황을 겪으면서.... 


인간은 과연 구원을 호소하지 않은 채 살아갈 수 있는가? 이 문제가 바로 나의 관심의 전부다. 

어쨌든 나에겐 사랑이 필요하다는 호소. 그것을 전하려고 계속 소설을 쓰는 것만 같다. 이렇게 계속 살아도 되는가 라는 문장은 이렇게 계속 사랑해도 되는가.라는 문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주인공이 끊임없이...사랑이 필요하다고 호소하는 소설이다...로 설명하는 것이 스스로 납득이 되기에....이제 제대로 한번 더 읽어야겠다. 그리고 단한사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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