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거인 (15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프랑수아 플라스 글 그림, 윤정임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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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게 길은 곧 죽음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검푸른 열대 곳곳에 휑하니 길을 뚫고 있습니다. 그 길을 따라 깊은 숲 속에서 수백 년 동안 행복하게 잘 살던 거대한 나무들이 실려 나옵니다..... 


자연에게 길은 곧 죽음이다. 

안탈라... 자신을 다시 인간 세계로 데려다주었던... 가장 커다란 등을 가졌고 실크해트를... 쓰고 있던 작은 자신의 모습을 자기의 피부에 새긴 그 거인의 죽음이 오는 것처럼... 

거인은 '자연'에 국한되지 않은 듯하다. 

길은 낸 이유를 불문하고.... 

길이 나면 사람들은 그곳의 자연과 자연의 열매... 자원... 그리고 그것들의 원주인 마저 다 고통스럽게... 죽음에 이르기까지... 고난스러운 상황에 빠뜨리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식민지...(책 맨 뒤 오소희 작가님의 글에서도 나온다. 북미의 인디언들이나 남미의 잉카인들이 이룩해 놓은 문명을 산산조각 내는 과정 역시... 이와 똑같았다...라는 그 느낌) 

후회하지도 않고.... 

당연히 취할 이익이라고 생각한 것도 어쩜 그리 책 내용과 똑같은지... 

두 번째 모험을 떠나라고 후원한 사람에 비해 함께 반성하고 거인들을 고이 묻어주는 것에 진심으로 참여한 사람은 얼마나 될 것인가? 


맨 뒤에 실려 있는 최재천 교수님의 글을 보면 '스스로 자기 집을 부수고 있는 인간들에게' 글에서 나오는 것처럼 이른바 제6의 대절멸 사건, 공룡들을 한꺼번에 쓸어버린 재앙까지는 어쩔 수 없는 천재지변으로 일어났다면... 지금의 재앙은... 순전히 우리 인간의... 


거인들의 몸에 새긴 문양을 보고 떠오르는 것은 마오리족의 모코 카우웨... 

동물, 식물 그리고 가족들의 이력을 새긴 타투... 

심지어 얼굴 가득 새겨 넣은 문신은... 어디에서는 높고 낮은 신분을 나타내는 용도이기도 하고... 지켜내야 하는 것들을 한 순간도 잊지 않고 기억해 내겠다는 의지이기도 한... 

거인들의 온몸과 얼굴에 새겨진 타투는.... 

우리에게 지켜야 하고 지켜내야 할 것들을 말하는 것이라면... 

겨우 아홉만 남았고... 그리고 결국 책에선 죽음을 당한...


그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침묵하지 않은 자는... 

이제 슬픔과 놀라움에 침묵하고 있지만... 

이제 다시 그들을 위해 입을 열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거인들의 이를 가방 가장 밑에서 꺼내어... 다시 이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거인의 존재를... 죽음을... 이어질 우리의 위기를... 위해 모험하고 쓰고 알려야 하지 않나?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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