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클림트를 해부하다 - 〈키스〉에서 시작하는 인간 발생의 비밀
유임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1월
평점 :
고등학교 현장의 다양한 학생 교육 활동 중에 자율교육과정이라는 것이 있다.
1학년 2학년에게는 순수하게 자기 주도적으로 교과수업에서 벗어나 다양한 융합적인 사고를 함양하기 위해 적어도 서로 다른 3과목(분야) 이상을 결합한 주제를 탐구하는 시도를 해보는 활동이다. 넉넉하게 일주일 정도의 시간을 할애해서 말이다.
3학년은 그래도 나름 대학 입시와 관련 있는 활동으로 꾸며줘야 하다 보니 자신이 관심 있는 흥미, 적성과 관련된 과목을 꼭 넣어 시도해 보라고 독려한다.
사실 쉽지 않다.
융합적인 사고가 필요하다는 것은 잘 알지만, 서로 다른 학문들이 넓이보다는 깊이에 몰두하며 나름의 영역을 구축했는데 갑자기 이것들을 연결시키라니... 우물과 우물을 연결하는 수로를 파는 기분이랄까? 그 옛날 그 지역의 커다란 권세와 재물이 있었던 사람만이 가능했다는 카나트를 건설하는 듯...
책 표지는 클림트의 키스가
작가의 이력은 의과대학 교수... 해부학자
잊지 말아야지. 내가 읽고 있는 것은 분명 책!
미술과 과학이 글쓰기로 표현된 어찌 보면 가장 연결하기 힘들거라 생각되었던 것들의 조합이다.
안 그래도 엊그제 #푸른숲 출판사의 #자신의존재에대해사과하지말것 을 읽었다.
윤리와 과학이 글쓰기로 표현된.. 그것도 사회적 소수자의 범주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 작가의 글로 말이다.
신선했었다.라고 서평을 적었더랬다. 진짜 그랬다. 이렇게 사례를 들고 나름의 이해를 할 수 있구나. 싶었다.
나와 다른 관찰하는 눈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고 그들의 역량이 부럽기도 했던 경험인데...
얼마 되지 않아 잊지 말라는 듯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
클림트의 작품 속에서 생명과 죽음... 의 기호를 찾아내는 과정을 책 읽는 내내 하고 있다.
신기한 경험이다.
나 역시 내가 오랜 기간 전공으로 삼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영역과 사뭇 다른 영역의 내용으로 처음 알게 된 정보와 지식으로 신이 난다.
예를 들면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와 그 지팡이를 감고 있는 뱀, 그리고 대한의사협회, 세계보건기구의 앰블런 도안이 왜 그러했는지 말이다.
베토벤 프리즈와 스토클레 프리즈와 같은 이야기 즉 연결되는 서사가 있는 작품들을 알게 되면서 클림트의 초기 작품부터 마지막 작품까지가 하나의 또 다른 프리즈로 머릿속에 연상되는 것에 행복해지는 기분이 든다.
누가 내게 클림트의 작품을 아는 대로 말해보라 묻는다면 이런 답변을 생각해 보았다.
난 이제 들쭉날쭉 생각나는 대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초기 작품부터 죽음과 삶을 마지막에 언급하며 생명의 나무로 내가 말한 순서를 설명할 듯하다.
클림트의 생명과 죽음이 있는 삶 프리즈...
검열은 끝났다. 내 뜻대로 그릴 것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하며 그려나간 그 시대 유행하고 발전했던 의학, 과학과 미술의 흐름을 한 장의 그림과 그전 작품 그리고 다음 작품과 연결 지어 하나의 띠를 만들어내고 살아간 한 화가의 이야기를...
올해 자율교육과정에 무엇을 할지 어떤 학생이 묻는다면 자신 있게 이 책을 소개해주며 사례로 삼아보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하니포터 #하니포터8기 #클림트를해부하다 #클림트 #유임주 #책 #서평 #한겨레출판 #한겨레 #북스타그램 #책추천 #책스타그램 #최재천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