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공간을 어루만지면 ㅣ 창비청소년문학 123
박영란 지음 / 창비 / 2023년 10월
평점 :
기생충, 미나리도 떠올랐지만 결이 다르다.
2층에 사는 사람과 1층에 사는? 사람들... 할머니... 쌍둥이...
세 들어 사는 사람과 주인이었지만 숨어 지내는 1층 사람들...
그런데
가끔 서평을 쓰다 보면 어디까지 책 속 내용을 말할 수 있을까?
너무 밝히면 소설을 읽는 분들에게 폐를 끼치는... 일인데...
작가님은 이 소설을 통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
1층 식구들은 도대체...
작가의 말에서 보면 죽은 사람들로 하려다가... 도중에... 마음을 바꾸셨다고 했는데...
소설 내내 너무 예뻐서 한번 꼭 보고 싶은 동생 '준'과 누나의 대화를 한번 옮겨보려고 한다.
"어쩌면 요정일 수도 있어."
"요정들이 우리 눈에 보이는 건 우리한테 뭔가 할 말이 있다는 거야"
"요정이라는 증거가 없지."
"누나는 꼭 증거가 있어야 믿어?"
"글쎄. 정령은 있을 수도 있지."
....
"정령은 아니야."
동생 말은 요정이 정령보다 한 차원 더 높은 현상이라는 거였다.
요정과 같은 1층 사람들과 2층 사람들의 이야기... 따로 살지만 따로 또 같이...
그리고 그들이 떠난 후에도 남아있는 그들 삶의 여운...
그리고 소설 내내 나오는 냄새들... 할머니가 흙을 뒤집어엎을 때 나는 냄새, 땅속에 숨어 있던 냄새들이 공기 중으로 스미는 냄새...
그리고 벽장 속에서 준이가 듣던 소리, 합판에 귀를 대면 들리는 소리..
1층과 2층이 다른 듯 같고...
정원이 있는 집과 울타리 밖이 같은 듯 다르고...
그리고 산을 올라가면 이 세상과 다른 세상의 경계를 오고 가며...
할머니의 손주처럼 꿩처럼 이 두 공간들을 오고 가는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읽다 보면 신비롭게 느껴지는....
다소 얇은 책인데 안에 풍부한 많은 것들을 담고 있는 책이라고 적어보고 싶다.
"맘먹은 대로 되지 않았을 때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달렸지. 암, 거기에 달렸지."
라고 할머니가 자신에게 하는 것처럼 중얼거린 그 소리가... 어느 공간에 머물지.... 다른 공간에 오고 갈지...
그리고...
그 어느 한 시공간에서 다른 시공간으로 경계를 넘을 때 휘리릭 넘는 일은 없을거라고...누구나 다 잠시 고민하고 머뭇거리고..주춤하는 거라고...괜찮다고...그것이 그런 것이 그리 큰일이 벌어진 것이 아니라고...2층 아빠도 엄마도 그리고...누나도...어린 준이도..할머니도 쌍둥이도..잠시 그렇게 각자 잠시 머무르다 다음으로 넘어가는 ... 괜찮다고... 또 괜찮다고 해주는 이웃들이 있다고...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시공간을어루만지면 #박영란 #책추천 #소설 #책추천 #창비 #창비스위치 #책스타그램 #도서협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