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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의 햇빛 일기
이해인 지음 / 열림원 / 2023년 10월
평점 :
서평단 모집에
'친구야 너는 아니'의 일부를 적으며 기대평을 적었던...
감사하게도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이젠 서평을 적어본다.
친구야 너는 아니?
꽃이 필 때 꽃이 질 때/사실은 참 아픈 거래/나무가 꽃을 피우고/열매를 달아 줄 때도/사실은 참 아픈 거래/사람들끼리 사랑을 하고/이별을 하는 것도/참 아픈 거래/우리 눈에 다 보이진 않지만/우리 귀에 다 들리진 않지만/이 세상엔 아픈 것들이 참 많다고/아름답기 위해서는/눈물이 필요하다고/엄마가 혼잣말처럼 하시던 이야기가/자꾸 생각나는 날 친구야/봄비처럼 고요하게/아파도 웃으면서/너에게 가고 싶은 마음/너는 아니?/향기 속에 숨긴 나의 눈물이/한 송이 꽃이 되는 것/너는 아니?
꽃.. 나무.. 열매.. 사랑.. 이별.. 세상엔.. 엄마.. 친구.. 봄비.. 그리고.... 숨긴 눈물.. 아픈 거래.. 그래도 한 송이 꽃.. 아름답다..
한동안 정말 오랫동안 부활의 목소리와 연주로 듣고 따라 부르며 외우려고 했던 시인데...
이번 시집엔 그렇게 또 멋진 시로, 노래의 가사로.. 어떤 글들이 적혀있을까?
산다는 게 언제나/끝없는 그리움이어서/그러나 실은/언젠가는 꼭/끝나게 될 그리움/이어서 그래서 눈물이 난 것이라고
역시...
그런데 조금 이전과 다른 느낌은...
아이들의 동시? 소녀의 글?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안 그래도 아래와 같은 글이 있었다.
.... 열심히 해독하려/애쓰면 애쓸수록/고통은 늘어나고/삶은 더욱 복잡해져/나는 그냥/철 모르는 어린이처럼/단순해지기로 했지...
어린아이의 글처럼... 쓰인 글...
그렇지만 세상의 모든 아픔과 슬픔, 기쁨과 좋은 것들을 다 품에 안아본 노수녀님이 본인의 감정 속 무르익은 이야기와 지인들의 떠남 속에서 아프기만 한 아픔이 아닌 슬프기만 한 슬픔이 아닌.... 감정으로 써내려 간 글이라고.... 감히...
... 밀물이 들어오며 하는 말/감당 못 할 열정으로/삶을 끌어안아보십시오/썰물이 나가면서 하는 말/놓아버릴 욕심들은/미루지 말고 버리십시오...
라는 글에선 어린아이의 모습이 아닌 세상의 그 어떤 현자.. 아니 그 현자의 스승 같은 모습으로 기도해 준다.
기도!!!
맞다. 책 속에는 기도문도 적혀있다.
환자.. 약.. 간병인.. 의사를 위한 기도는 기도하고 싶지만 기도할 줄 모르고 어색해하는 이들을 위한 마음 씀씀이가 느껴진다.
그리고...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삶의 통찰을 갖고 계신 분은 끝까지 겸손하다.
... 모든 것이 사라지는/고요하고 고요한 찰나에/더디 깨우치는/아름다운 우매함이여.....
닮고 싶은 삶이며 글이며 나눔과 배려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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