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예술 - 붓으로 금기를 깨는 예술가가 전하는 삶의 카타르시스
윤영미 지음 / 나비클럽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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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학교에서의 기억이더라.. 

고3 담임을 하면서 대학 진학 준비에 긴장하고 1분 1초를 쪼개 쓰는 아이들을 보면서 

3월 교실 환경 미화?(요즘 그런 말을 안 쓰는데...)를 아이들과 함께? 그냥 내가 혼자 하자!라고 마음먹은 적이 있다. 

색지랑 좀 특이하게 해 보려고 신문지를 섞어 손으로 북북 찢어서 글자의 모음 자음을 만들어 시간표를 만들고 뒤 게시판에 큰 글씨를 붙여나갔다. 

이게 내 눈에는 삐뚤빼뚤하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균형 잡혀 보여서 맘에 쏙 들었던... 

제일 중요한 아이들 마음에는? 녀석들 하나도 자기들 손에 풀도 가위도 안 잡고 환경미화가 끝나서인지 마냥 좋단다. 

단... 딱 1명 눈에는 그게 별로어서.... 결국.... 


p137 '삐뚤빼둘'을 읽고 위 기억이 소환되었다. 

삐뚤한 것들의 균형~ 

글씨가 삐뚤 하면 마음도 삐뚤 거란 이야기.... 그런데 삐뚤한 것들의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 내는 것이 어려운데 그 어려운 것을 난 해냈던 것이고... ^^ 그것이 새로운 아이디어의 하나였다는 것도... 작가님에게 한참 지나 칭찬받고 보상받은 느낌? 이 든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작가님은 글씨를 잘 쓰는 분인데 글도 잘 쓰는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글씨를 잘 쓰면 글도 잘 쓰는 건가? 글을 잘 쓰면 글씨도 잘 쓰는 건가? 억지스럽게 연결 짓지 않으려고 해도... 왠지 그런 듯하다. 

사실 서평 마감일을 잊은 채 천천히 읽었다. 

멋들어진 글씨.. 내 맘에 쏙 드는 짧은 단어 하나를 어느 경우에는 먹을 잔뜩 묻혀서... 화선지에 번짐이 느껴지도로... 또 어느 때에는 붓에 먹이 덜 묻었나 싶은 거칠고 갈라지는 채.. 그대로 쓰인 글씨가... 그리고 그 글씨에 대한 이야기가 두어 페이지... 

야금야금.... 아주 조금조금 읽어나가며 이제 다 읽어 낸 지금... 

이젠 감히 집에 묻혀 있는 화선지와 붓을 꺼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교무실 옆 상담실에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들락날락 바빠지기 전에... 그곳에 입자 고운 담요와 그 위에 놓일 화선지, 그리고 먹과 붓을 갖다 놓고...

따라 적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나도 글씨를 쓰며 나 스스로 내 따위가 무슨 글씨~라는 금기도 깨보고 아무 일 없이 사는 행복도 미칠 듯 바쁜 시간을 쪼개어 써보는 글씨를 통해 누리는 여유도.... 그 시간을 통해 내 우울을 눌러볼 수 있기를 바라면서 한번 시도해 봐야겠다. 


서평 이후 내 글씨를 올렸을 때 출판사 마케터님이 좋아하셨으면 좋겠다. ^^ 

설마 작가님이 글씨에 대한 조언을? 이미 행복해서인지 농담을 적어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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