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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밝은 검정으로 - 타투로 새긴 삶의 빛과 그림자
류한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6월
평점 :
타투를 새기는데 의미가 없다고?
의미가 없기에 가뿐한?
첫 번째부터...
매사의 언행에서 의미를 찾고자
무의미한 것들을 줄여나가고자 쓸데없는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으려 살고 있는데...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안에 숨겨진 상징성을 밝혀내려는 것에 집중하는데...
등에 새긴 심해어 '루터'가 잘 쓰지 못한 습작을 먹어치워 준다고... 그렸다면 그것도 의미를 부여한 거 아닌가요?라고 따지고도 싶은...
근데 등에 그려 막상 거울 없이 실제로 본 적 없고... 맥주 이름을 붙였고... 지인의 추천으로 그렸고... 흠...
타투
그렇게 아무런 의미가 없을 수 도 있구나.
깊이 생각하지 않는구나. 깊이 생각한다는 것부터가 의미를 부여하려는 뜻이고...
그렇게 의미를 부여하고 새긴 타투가... 나중에 의미가 퇴색돼버리면 질리고 보기 싫어지고 거추장스러워지기 쉬울 테니... 라면서 말이다....
지워지지 않는 것...인데... 그다지 큰일이 아니라고 한다.
그것도 몸에 새겨 넣은 각인 같은...
뼈에 새기는 것 정도는 아닐지라도... 말이다.
그런데 그마저도 영구적인 것은 아니라고 하는 한다.
왜?
몸이 내게 찰나적인 것이거늘... 영원하지 않은데 어찌 타투가 영원하냐는 것이다.... 그렇구나...
당장 내 몸에 새길 것은 아닐지라도...
얇은 선... 0.3미리 정도의 펜으로 내 몸에 새길 작은 타투 도안 하나를 그려보고 싶기도 하다.
저번에 낙서로 그린 고래도 상어도 혹시 괜찮나? 싶기도 하다.
타투에 대한 한 문장 표현이 모두 공감이 된다.
단단하고 귀여운 각오
나답게 존재할 수 있는 울타리에서
사랑과 추억을 간직하는 몸
나를 돌보는 불꽃
내 몸을 보호하는 나만의 부적
사랑하고 사랑받길 바라는 연습
타투의 영원함에 진 기분
과거의 나와 화해하기
예쁜 죄를 새기는 의식
그렇구나..
타투는 이 사람들에게 그런 거구나.
가만 생각해 보니..
엊그제 구매해서 나눈 유기견, 유기묘 배지를 차는 행위도 그러하지 않을까? 싶다.
4.3 동백꽃 배지를 와이셔츠 칼라 왼쪽에 달고 있는 것도 그러하고 말이다.
몸에 새기는 것과 옷에 착용하는 것의 차이
단지 아주 작은 차이가 있을 뿐
그 마음은 갖지 않을 끼? 그런 생각을 해본다.
죽을 때까지 영감을 주는 것이 아니면 새기지 않는 사람도
그냥 예쁜 도안이 보이면... 무섭게 보이지 않도록 알록달록 무지개 색을 담아 표현해서... 하는 사람도
타투를 음악과 비교하기도 한다.
'안 해도 되는데 굳이 하는 것' 창작은 그렇게 쓸데없는 것에서 시작한다면서 말이다.
흉터나 상처를 가리기 위해서도
흉터나 상처를 오히려 기억하기 위해서도
사랑과 추억을 담기 위해.. 과거를 잊기 위한 부적으로도...
그렇구나..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되뇌는 말이 되어 버렸다.
그렇구나..
오늘 책 한 권을 읽고 난 이 땅 위에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몇몇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나는 세상에 검은색 중에 가장 밝은 검은색에 눈을 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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