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가 숨어 있는 세계

언어가 숨어 있는 세계 - 언어치료사가 쓴 말하기와 마음 쌓기의 기록
김지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2월

언어가 숨어 있는 세계 

언어치료사가 쓴 말하기와 마음 쌓기의 기록 

"말이 필요 없는 세상에 살면 얼마나 좋을까? 마음을 굳이 언어로 표현하지 않아도 되는 이심전심의 나라 말이야." 

언어장애 아이들과 선생님이 함께 찾아낸 명사와 형용사와 동사가 사는 곳 

위 세 문장으로 이 책 소개는 더 할 필요가 없을 듯도 하다. 

너무 명료한... 

위의 세 문장으로 이 책이 어떤 내용으로 채워져 있구나... 를 알았다면 이젠 책장을 한 장 한 장, 아이에게 선생님이 적은 편지를 하나하나 읽으면서 감동으로 책 읽기 시간을 채우면 될 듯... 

책이 내 삶에 훅 들어올 때가 있다. 

얼마 전 읽은 #사는 마음 같은 경우도 큰 수술을 앞두었던 동생의 심정과 더불어 괜히 내 주변에 나와 오랜 시간을 함께 했던 물건들을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갖었던 것처럼 이번 책도... 누가 고3 담임 아니랄까 봐 #나사렛대학교 #언어치료학전공 #재활치료학부 가 떠오르고 사회복지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이런 아이들도 너희들의 이런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공감할 수 있는 너무 좋은 책이라고 추천할 수 있을 듯하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내가 참 잘해주고 싶은 동료 교사의 하나뿐인 아들... 그 아들의 언어 치료로 무척이나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동료에게 어서 읽고 이 책을 건네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책을 읽고 읽은 그 자체로 행복한 책만으로도 좋지만 내 삶으로 훅 들어온 이런 책들은... 만나지 못하고 추천받지 못했다면... 있는지 조차 몰랐다면 이런 생각을 해보곤 한다. 

말이 필요 없는 세상에 살면 좋겠다니... 

대화가 전혀 되지 않는 아이를 대화가 되도록 만들기 위해 그 첫 시작을 맡고 계신 분들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그 시작은 먼저 아이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들을 중요한 만큼 계속적으로 반복해서 작가님은 말해주고 있다.

p112 말이 생긴 이유는 '분리' 때문이야. 분리는 우리를 불안하게 하고 불안은 자꾸만 말을 우리 몸 밖으로 밀어내지 그래서 말인데... 민아, 너는 혼자가 아니야~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려면 '분리'되면 안 되는 거잖나? 아이들이 혼자가 아니라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 그것이야말로 정말 중요하다는... 

p154 우리가 신을 우러르는 이유는 신이 우리를 벌주기 때문이 아니란다. ~신은 우리에게도 있는 능력, 그러나 평범한 인간들이 자기 안에도 있다는 사실을 자주 잊는 사랑을 아무 조건 없이 실현하기 때문이야. 

가족들은 불행이라 여길 아이의 장애와 불편에 대해 신을 어떻게 생각할까? 이번 동생의 일을 겪으면서 우리 집은 신을 원망하기보다 신께 매달리고 같은 신을 믿는 사람들에게 같은 목적으로 기도해 주기를 간청했다. 그러나 문득, 불쑥 신을 원망하지는 않을까? 왜 내게 우리 집에 벌을 주는지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벌 주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신은 없다는 말이... 가족들에게 아이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크고 작든 이유가 어떻든 당사자가 어떻게 느끼든... 상처가... 그리고 그 상처를 알아차리고 보듬는 사람들... 가족들... 

이런 책일수록 글로 잘 표현하지 못하겠다. 요약도... 못하겠고... 

가슴은 먹먹한데... 저어기 한쪽에 터널 끝 새어 들어오는 빛처럼 희망도 보이고... 여전히 뒤돌아보면 칠흑 같은 어둠을 비출 빛은 한참 모자라고... 

겨우 좋아요. 30개 언저리 글이지만 누구나 좀 읽고서 이런 이야기를 담은 책이 있다는 것을 좀 많이 알아주었으면... 그리고 같이 먹먹하거나 희망을 보거나 어둠에 움찔하거나...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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