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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앤더
서수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평점 :
소설을 읽는 중 기억에 남는 지극히 개인적으로 인상 깊은 장면들을 적어본다.
우선 뜬금없지만 만화책 드래곤볼, 예능프로그램인 신서유기에서 구슬? 볼을 모으는 과정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던 장면들 때문인지... 처음으로 눈길이 오래 머물고 천천히 읽게 된 부분은 아래 '구슬' 이야기이다.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도 저렇게 생각하겠구나... 공감되면서 말이다.
소설 속에서 고등학생 유리는 말한다.
"그게 다 구슬을 모으는 거랬어. 엄마가."
"그리고 중요한 건 그 구슬을 어느 실에 꿰느냐지. 핵심은 구슬이 아니라 실이야."
... 고등학교를 다니는 그 시간이 구슬을 모으는 시간이고... 모은 구슬을 어떤 실로 꿰느냐까지~
그리고 클로이의 거짓말 장면이다.
그 말을 할 당시에는 진심이었겠지만 결과적으로 본인에게도 거짓말이 된...
'한국처럼 공부 안 해도 돼'
'이민자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다.'
'남은 선택지가 없어. 생각해 보면 클로이에게는 늘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 남들이 다 선호하고 가고 싶어 하는 호주에서 학교를 다니는 클로이의 상황을 대변하는 말들이다.
결국 클로이는... 많지 않은 선택지 중에서... 처음에는 선택지에도 없던 약을...
그리고 거의 책 뒤표지에 가까운 전개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둘이 웃는 장면이다.
둘은 클로이와 해솔이다.
둘은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도 한참을 더 웃고, 또 웃었다. 분명히 둘은 연결되어 있었다.
... 어색하고 낯설고 그리고 경쟁하던 그들은 기차를 타고 술, 약, 욕을 곁들여서야 겨우.. 결국 그제야~
아니 시간이 그리 만들었겠지만...
어찌 보면 미드 같은... 이야기 같고 어디선가 시리즈물로 보았던 상황이지만
그 안에서 작가님이 만들어내고 사랑하는 예쁜 아이들 3명은 고민하고 슬퍼하고 힘들어하면서도 견뎌내며 다음을 준비하는 것이 느껴지기에 읽는 내내 힘들지만은 않다.
대학생 클로이
창의적인 에세이가 힘들었던 해솔이는 무언가 사회가 정해놓은 보편적인 코스가 아닌 새로운 삶을 전개할 듯하고... 노아처럼 말이다.
그래 노아가 궁금하다.
엘리는.., 감옥, 정신병원이 끝이라면 그건 좀 작가님에게 따져 물어야 할 듯하다. ^^;
극적인 전개가 펼쳐지는 소설 속이라 늘 편견을 갖고 있지만
소설 속 상황을 현실에서 살고 있는 수많은 엘리와 해솔과 클로이, 그리고 노아와 유리, 그리고 모든 학부모님들을 다시금 생각해본다.
내일 등교할 내 제자들에게 무엇이라도 잘해주어야 할 이유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라도...
아 그리고 제목이 왜 올리앤더일까? 인지 궁금했다.
답은...뒷마당 구석 덩굴처럼 얽힌 올리앤더 나무에 진분홍색 꽃이 잔뜩 달려 있었다. 엄마는 올리앤더 꽃에 독소가 있다며 만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렇게 온 가족이 꺼리며 가까이 가지 않았는데도 여름이면 끈질기게 꽃을 피웠다. 그 나무가 다였다. 작은 뒷마당에는 독이 있는 꽃을 피워내는 올리앤더 나무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올리앤더만 있는 정원과 소설 후반부에 계속되고 있는 호주의 산불은...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을 읽었다.
한겨레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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