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러닝
이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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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하룻밤은 아주 짧지만 어떤 하룻밤은 모든 것을 바꿔놓기도 한다. 나는 그 어떤 밤, 끝도 없이 달리며 생의 내력에 대해 생각했다.' 

책 뒤표지에 머리글처럼 적혀있던 문장을 찾아냈다. 

끝도 없이 달리며.... 어떤 밤에... 생의 내력에 대해 생각을 하며 달린다. 


밤에 인근 산을 달려본 경험이 있다. 

내 의지라기보다는 누군가 벌린 이벤트에... 함께 하고 싶었던... 

모든 감각을 총동원해서 헤드랜턴이 비추는 빛에 앞사람 뒤꿈치를 보면서... 

무언가를 생각하면서 내가 뛰었던가? 다시 되짚어보았다. 그냥 무념무상이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순간 러너스 하이~를 경험한 듯하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 순간엔 뭔가 철학적인 삶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했더라면 현명한 답을 찾았을 것 같은 그 순간... 


'죽음' 

남들이 볼 땐 희비극이 공존하는 죽음이었지만 우리에겐 비극뿐이다..... 


한 번은 참새가 차에 치여 죽는 걸 본 적 있어 죽어도 싸다고 생각했거든. 새가 못 날면 죽어도 할 말 없지 안 그래? 근데 돌아서는데 그런 생각이 들더라. 나는 법을 잊어버렸으면 완전히 잃어버렸으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 


편한 삶이 없듯 편한 죽음도 없다. 힘겹게 살다 힘겹게 죽고 뜨겁게 타버렸다. 

'시간' 

나는 시간과 맞서고 있으니까. 시간아, 네가 아무리 좀먹어 봐라. 내가 꿈쩍이나 할까. 누가 이기나 보자 이러고 사는 거야. 정정당당하게 노려보면서. 서두르지 않을 거야. 왜 사람들이 시간을 아까워하는지 모르겠어. 시간은 그냥 여기저기 흘러 다니는 거야. 난 숙제가 없어. 남은 생을 방학이라고 생각해. 

'슬픔' 

슬픔은 슬픔이라는 이유로 쉽게 발설하지. 미움, 질투, 분노 이런 것들을 사람들은 주로 슬픔으로 위장해. 여기서는 그럴 필요가 없어서 좋아.

'반성과 속죄' 

반성을 한다는 관성에 불과해. 살아가는데 형성된 일정 정도의 습관 같은 거야 그렇지만 속죄는 달라. 신에게 가서 고하는 게 아니야. 돌을 들고 직접 걷는 게 속죄야. 

'나이 듦' 

나이가 들수록 성격과 마찬가지로 얼굴도 단점이 도드라졌다. 단아한 느낌을 주던 긴 얼굴은 이제 청승맞게 느껴졌고, 도회적으로 보이는데 한몫했던 광대뼈는 고집의 상징처럼 솟아 있었다. 

'만족' 

도덕은 높은 곳을 바라봐야 하고 재물은 아래를 바라봐야지. 그래야 만족하고 살지. 


작가님이 말하고자 하는 단어는 더 있었을 것이다. 

'사랑'도 그렇고 '희생'도 그렇고 '가족', '소멸' 등.... 

그렇구나. 

나이 듦이 그렇구나. 반송과 속죄는 그렇게 다를 수 있구나. 죽음은... 그러하구나. 

차분한 대화 속 끄덕임이나 책 속 글을 마주함에 끄덕임은 같은 것을... 

그렇구나. 


오래간만에 차가운 공기이고 비 온 뒤라 습한 상태이지만 밤에 집 근처 호수를 한번 달려봐야겠다. 

굳이 내가 내게 질문하지 않더라도.. 

결승선이 없더라도 전력질주를 한번...


한겨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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