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일기
김지승 지음 / 난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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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일기


작가님의 프로필은 엄청 짧았다. 

읽고 쓰고 연결한다. 

#100세수업 #아무튼연필 

어! 아무튼 연필? 아무튼 시리즈는 꽤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무튼 연필은 못 읽었다. 

갑자기 읽고 싶어 진다. 

안 그래도 #흑심이라는 예쁜 연필 가게에서 조카들이 블랙 윙 연필 시리즈를 생일 선물한 지 얼마 안 된 요즘이라서 더욱... 

책 제목은 #짐승 일기, 왜?라는 생각이 들었다. 

뒷 표지에 본문의 조각이 옮겨져 있다. 

인간을 위장하는 짐승, 어리다는 건 잘 못 숨긴다는 말이고 철이 없다는 건 잘 들킨다는 말일 거다... 그 순간의 이야기를 한다... 

뒷 표지에서 뒤로 한 발자국 가듯 두꺼운 표지를 넘겨보았다. 

짐승은 운다... 나 여기 있다고, 나는 어디에 있냐고 운다. 우는 법을 잊은 짐승이 인간이다. 인간이 되고 만다. 

그래서 짐승 일기? 인간으로 짐승처럼 울었던 시절의 이야기를 적은? 

문해력이 부족한 난 이 책을 읽을 자신감이 부쩍 떨어졌다. 

그렇게 읽기 시작했다. 

제 힘으로 울기, 거기서부터 세계의 진입입니다.라는 문장을 접하면서 말이다. 

'내가 나의 타인이다'와 같이 입 보다 손으로 적은 글로 훨씬 어울리는 문장들을 대하면서 천천히 읽게 되었다. 

천천히 읽을 수밖에 없는 남의 일기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중간중간 거기 내 이야기도 있는 듯했다. 

고요를 좋아하는 것, 만나는 것이 점액질 같은 느낌이 드는 순간, 약속이 취소되는 것이 좋았던 순간, 첫눈 같은 죽음보다 고통이 더 무서웠던 순간... 계속 오독하는 척, 못 알아듣는 척, 무지한 척을 했던 월요일, 목요일 등등 

'삶이 영안실로 가는 길 어딘가 놓인 작은 벤치 같다. 그 벤치 옆 나무는 라일락이면 좋겠다.'라는 문장부터는 조용한 새벽에 작가님처럼 연필을 꺼내 들어 적었다. 사각사각...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종이, 그리고 흑연과 점토의 혼합물이 만나 긁히는 방해받는 느낌을 오히려 느끼고, 즐기며... 때론 무른, 다시 딱딱해서 흐리지만 더 앙칼진 사각사각 소리가 나는 연필로 바꿔가면서 문장들을 적었다.


천천히 읽을 수밖에 없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남의 일기... 

그런데 종종 내 경험으로 주어가 바뀌어도 하나 이상하지 않은 일기를 읽었다. 

새벽에... 

연필로 적어가면서... 

그러고 보니 연필.... 내가 책을 매개로 삼아 그 시절로 돌아가는데 도움을 준... 잘려나가 검은 흑연을 둘러싸고 있는 운명이었지만 향을 잃지 않은 지금의 샤프, 볼펜보다 과거로 돌아가기에 어울리는.... 


가장 조용한 시간에 읽고 

연필로 쓰고 

그리고 나와 또 그 어떤 무언가와 연결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책을 읽었다.


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글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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