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씨의 포옹
정은혜 지음 / 이야기장수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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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씨의포옹


'포옹은 사랑이에요.' 라는 말이 본문에 나온다. 

문득 '사랑은 손이 시작한다.' 라는 이문재님의 시가 생각이 나서 일부를 옮겨본다. 


아직 손을 잡지 않았다면/이문재 


아직 손을 잡지 않았다면 

아직 어린 시절 이야기를 털어놓지 않았다면 

.. 

그대가 싫어하는 음식이 뭔지 모른다면 

지금까지 자기 가족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는다면 

그이는 아직 그대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날카로운 첫 키스가 첫 단추가 아니다 

첫 키스는 서툰 기습 같은 것이다. 

사랑은 손에서 시작한다. 

사랑은 손이 하는 것이다. 

손이 손을 잡았다면 

손이 손 안에서 편안해했다면 

그리하여 손이 손에게 힘을 주었다면 

사랑이 두 사람 사이에서 

두 사람 안으로 들어간 것이다. 


이 책의 작가인 은혜 작가님은 이문재 님이 시로 말해주신 것을 한꺼번에 포옹으로 담아내는 듯 하다. 어린 시절의 이야기, 가족들 이야기 그리고 손과 손이 편안해 하는 순간을 모두모두 담아서.... 

처음 만난 어색함, 적당한 거리두기를 하는 예의(?)따윈 볼 수 없는 경계 없는 은혜 씨의 몸짓에 사랑이 두 사람 사이에 머물다가 두 사람 안으로 한 순간에 들어가는 경험을 하는 듯하다. 


두 사람 사이에 틈이 없을 정도의 포옹으로 은혜 작가님은 스스로 동굴이라 말하던 어둠에서 나와 꿈을 다 이루었다고 자평하는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중이라고 한다. 

가족의 부양의무자가 되어 꿈을 모두 이루었다고 자신 있게 말하며 먼 미래를 향한 부질없는 걱정 대신 오늘을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작가의 말은 발달장애인으로의 삶이라는 편견이 끼어들 틈이 없다. 


글과 그림 한 장 한 장에서 위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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