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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도를 사랑한다 - 경주 ㅣ 걸어본다 2
강석경 지음, 김성호 그림 / 난다 / 2022년 7월
평점 :
시리즈 이름이 맘에 들었다.
'걸어본다' 시리즈 두 번째 책 경주
대학시절 작가님의 책을 일부러 찾아 여러 권 읽은 국문학과 졸업생의 이야기를 듣고 이 책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표지를 넘기면서부터 안 그래도 작은 제목을 설정하는 멋에 이미...
'헤매다 경주를 찾았지'는 내 맘대로 '해마다 경주를 찾았지'로 읽고 경주를 진짜 사랑하시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역사와 함께 자연을 내 근처에 두는 방식'이란 중간 즈음의 글 제목은 이 책 한 권을 다 포함하는 문장이라고 생각되었다.
'신라의 자손들아 무엇을 하였느냐? 하느냐? 하겠느냐?' 제목은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며 혼내는 말 같았고, '가득히 비어있는 폐사지의 아름다움'은 나 같은 내공으론 절대 못 적을 멋진 제목 같았다. '여기서 죽고 싶다'도 *^^*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계절과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있는 것도 매력이었다.
벚꽃이 나오고, 여름을 알리는 배롱나무가 등장했으니 이젠 배롱나무는 퇴장해야 하는데 철없는 배롱나무가 또 나오면서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감과 겹치는 웃음 포인트도 있다. 겨울이 되면 아쉽게도 이 책이 끝나나 보다 했는데 겨울을 봄이 살리듯 겨울을 넘어 다시 하얗고 예쁜 꽃 이야기가 나오며 진짜 사람 보고 살지 않고 자연 보고 살려는 작가님과 한 편이 되고 있는 나를 보게 되었다.
여행기, 답사기 중에서는 아직도 문화유산 답사기의 감흥이 가장 깊게 새겨져 있다.
건축, 고미술사, 역사, 지리에 향토사, 시간을 거슬러 등장시키는 다양한 인물과 지역의 전설, 이야기까지 어떤 취향의 사람이 읽어도 호불호가 없겠다.라는 생각으로 이런 글을 쓰는 작가를 부러워했다. 이번 책은 조금 같지만 다른 느낌이다. 거주하면서 사랑하는 자신의 거주지에 대한 이야기를 술술 풀어내신다. 그러면서도 옛 시, 삼국유사, 역사와 인류학적인 지식 등 이 이 책 안에 넘쳐 난다. 뭐가 재밌냐고 호통치시는 동네 어르신의 핀잔에는 젠트리피케이션 같은 재개발의 갈등도 보인다.
요즘 좋은 책을 읽으면 나도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라는 무모한 욕심을 부려본다.
좋은 글 옆 여백에 낙서 같은 삽화 그리는 것에서 아주 배짱이 커졌다. ^^
시간을 알 수 있는 자연으로 시작해서 이전의 시간부터 지금, 아니 미래의 사람이 사는 곳 이야기를 행복하게 풀어내다가 지나가는 트럭이나 기차 소리에 꿈을 깨버린다는 투덜거림 마저 멋져 보이는 이런 글을... 쓰지는 못하더라도 그런 감성을 느껴보고 싶다. 느껴가며 살고 싶다.
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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