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본스
애나 번스 지음, 홍한별 옮김 / 창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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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이 언제나 그렇듯 그다음의 새로운 과격한 죽음에 묻혔다.

세계 지리 교과서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뒷부분에 갈등과 공존 단원이 있다.
갈등의 이유, 갈등이 일어나는 곳이 지도에 빼곡히 표시되어있다.
그리고 늘 의문은 10페이지라면 8페이지는 갈등, 2페이지는 공존... 공존의 사례는 상대적으로 별로 없는 것이구나.라고 생각이 든다.
아일랜드 갈등, 분쟁도 물론 표시되어 있었고, 구교와 신교, 영국과 아일랜드 사이에 북아일랜드 지역에서의 갈등으로 수능이나 모의고사에 종종 출제되기도 한 것으로 알고 있고 가르친다.
그런데 늘 그렇다. 알고 있고 가르치기도 한다.
근데 제대로 알고 있는가? 자문하면 머뭇거리게 된다.
모든 갈등과 분쟁 지역에서의 참상에 대해 원인과 이유, 그리고 지금 어떻게 진행 중이며 결과로 도출되었는지만 외우고 정보로 습득할 뿐...
아픔과 슬픔을 충분히 공감한다고 할 수 없다.
잘 모른다. 모르니 잘 가르칠 수도 없을 터.

'Danny Boy'라는 노래를 안다.
전쟁에 나간 이들을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을 노래한... 모든 꽃이 시들 듯 시든 꽃처럼 묻히면 만나지 못하는 것을 걱정하는 슬픔...

책 속 가득히 전쟁과 갈등에 따른 슬픔이 가득할 거라 생각했다.
사실 읽다 보면 슬픔보다는 불편함이 가득하다. 살인, 폭행, 성적인 모욕, 긴장과 경계, 지나친 무모함, 자살....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이 지역을 알리고자 하는 의도도 분명하지 않다. 가톨릭교도와 개신교도의 두 양 끝단 주민들의 싸움이 구체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어느 편에 서 있는지 보다 긴장 속에서 더 구석으로 몰아넣는 사람과 구석에 몰려있으면서 그 안에서 일탈과 광기가 나타난다.
불편하고 불편하다.
소설이니까~라고 생각하지만 그 지역 출신 작가의 이런 실감 나고 사실적인 묘사가 분명 존재했던 일에 근거했을 거란 생각에 미치면 소름이 끼친다.
교과서 지도에 갈등과 분쟁이 있었다고 표시된 빼곡한 지역들에서 대부분 이랬을 거란 말이지.
지금도 아직 공존한다고 볼 수 없는 지역에서... 지금 우크라이나에서도...

책의 내용이 사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그리고 그런 기대가 틀릴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에 또다시 불편해진다.
지금의 불편함을 기억하고 갈등과 공존의 비가 8:2가 아닌 역전이 되는 날까지 노력할 수밖에...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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