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흥~ ^^ 내가 선택하겠어!!!

루호 - 제26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작(고학년) ㅣ 창비아동문고 323
채은하 지음, 오승민 그림 / 창비 / 2022년 3월

수업 중에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를 가르치는 부분이 있다. 

인간 <자연 : 환경결정론 

인간> 자연 : 환경 가능론 

인간=자연 : 생태론 

소설책 '루호'는 이 모든 관계를 아우르고 고민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소설책이란 생각이 든다. 

왜 호랑이는 변신을 하게 되었을까? 호랑이들도 이런 저런 어려운 선택의 상황 속에서 각자의 선택을 했구나. 

그리고 사람들은 여전히 사람들을 위해 사는구나.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자연이 자신의 소유인 양, 자신이 신에게 받은 선물인 양 그렇게 행동하는구나. 그래도 양심 있는 자들은 늘 어딘가에서 인간 아닌 다른 생명을 위해 애쓰는구나. 

아래 문장에서 느낄 수 있다. 사람들로 인해 적막해진 숲 속 고드레 하숙집에서 말이다. 

산에 남은 호랑이들은 하나도 살아남지 못했어. 호랑이 사냥꾼은 점점 늘어났고, 무기도 더 세졌거든, 나중에는 바다를 건너와 이 땅을 차지한 놈들까지 끔찍한 학살을 벌이더구나. 가장 큰 문제는 숲이 사라진 것이었어. 숨고 도망치며 간신히 살아남은 호랑이들은 숲마저 망가지자 갈 곳을 잃었어. 긴 시간이 지난 뒤에 사람들은 다시 나무를 심었지만, 숲은 적막하기만 했지. 

'고드레 하숙집' 

고드레~는 무슨 말일까? 돗자리 짤 때 쓰는 돌이라고, 돌이 실을 엮어 주는 것처럼 사이좋게 지내자더니,~ 

음.. 고드레에는 그런 뜻이 있었구나. 

이 하숙집은 느낌이 좋다. 나중에 지아와 승재가 하숙집에 눌러앉는 순간 하숙집 이름을 참 잘 지었네.라고 웃을 수 있었다. 

책 속에서 구봉이 아파트로 이사를 가자고 했을 때 고드레 하숙집 마당 향나무를 가리키며 외친 희수와 달수의 말이 생각난다. 

"그럼 나무는 어떻게 해요?" 

"저 나무로 날아오는 게 얼마나 좋은데요. 아파트 창문으로 들어가는 건 싫어요." 

동물들을 사람으로 변신하게 만들더니 이젠 아예 마당에 나무조차 없는 아파트로 몰아내고 숲과 더욱 멀어지게 만드는 건 루호가 태어나기 전이나 루호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이나, 아니.... 변신을 하지 못하는 이름 없는 또 다른 루호와 달수, 희설이가 살고 있는 지금 세상도 여전할 것이다. 

숲도 도시도 적막한 세상 말이다. 

계속 이렇게 살 것인지 변화할 것인지는 선택하라고 책은 말하고 있다.

그들은 스스로 선택했어. 

용기를 내어 어떻게 살지 결정한 거야. 

우리 자신을 만드는 건 바로 그런 선택들이야. 

오랜 시간을 살아온 나도 호랑이이자 사람인 너도 그렇지. 

우리는 언제든 우리의 길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 그걸 잊지 마.

도로와 건물 사이사이 오래전 숲에서 내려온 듯한 노오란 산수유 나무나 푸르른 향나무라도 한번 쓰담쓰담 해주고 와야 할 듯 하다. 

창비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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