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문화 박물지 - 인문학과 미학을 넘나드는 이어령의 시선 63
이어령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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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생을 한국 문화 원형 연구에 힘쓰셨던 이어령 선생님을 굳이 소개할 필요가..

그것도 선생님의 마지막 도서를 어설픈 내 글로 느낌을 써내려가는 것이 평소와는 달리 약간 위축된 느낌이다. 


이 책을 읽은 내 느낌만이라도 잘 표현해내길 혼자 바래본다.


'들어가며'를 읽으면서 이미 책 매력에 쏙 빠져버렸다. 


별이 있고, 

그 별과 별을 이어 하나의 별자리를 만들고,

별자리에 견우직녀 설화와 같은 아름다운 이야기를 적어 넣은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어 기록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들어가며'를 읽으니 '나오며'가 궁금해졌다. 

혹시 선생님은 독자에게 무슨 당부를 남기지 않으셨을까?하는 마음으로…


찾았다!


'1분 간 시선을 멈춰라!'


우리는 사물을 보지 않는다.

본다기보다 사물 위를 그냥 스쳐 지나간다. 얼음판을 지치듯이 미끄러져 가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사물의 형태나 빛깔 그리고 그것들이 끝없이 우리를 향해 말하고 있는 이야기들을 듣지 못한다. 만약 우리가 시선을 멈추고 어떤 물건이든 단 1분 동안만이라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것들은 어김없이 먼지를 털고 고개를 치켜들것이다….필요한 물건으로서가 아니라 삶의 감동을 나누어주는 조형물이 되어 조용히 내 앞에 앉는다. 


이젠 시선을 멈춘듯 천천히 책장을 훓어야할…


가위, 갓, 거문고, 고봉, 골무부터~미륵, 바구니를 거쳐 호랑이, 화로까지 서너 페이지로 아주 간결하지만 강렬하게 스윽 보이는 것 이상의 깊이로 사물을 짚고 넘어간다. 그것도 아주 우리 곁에 오래 오래 머무르고 지금도 곁에 두고 있는 것들을 말이다. 

책을 그대로 베끼듯 옮겨놓고 책은 선물 할 생각이다. 

여기엔 그 많은 것들 중 눈을 감고 딱 하나를 골라보라고 누가 묻는다면 다 좋지만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낫, 논길, 호랑이가 떠오른다. 


'낫과 호미'의 아름다움은 밖로 내밀어도 그 경고의 날이 언제나 자기를 향해 있다는 점이라는 것


'논길'에서는 서양 사람들의 눈으로 보면 이것은 농사라기보다 원예에 가까운 것이다….논길의 아름다움은 팽창주의나 기능주의와는 다른 생명적인 곡선이 펼쳐 보이는 정성 문화의 국경인 셈이다. 


'호랑이'에서는 한국에는 힘을 가진 폭군이나 권력자, 독재자들이 많았으나 끝내는 민화 속의 호랑이가 되지 않는 한 오래 버틸 수가 없었다...한국인들은 어떤 고난이나 폭력도 주걱으로 뺨을 친 형수에게 밥풀을 뜯어 먹게 다시 한번 때려 달라고 한 흥부의 익살처럼 냉큼 웃음으로 바꾸고 만다. 


아마 오늘이 국경을 두고 안타까운 전쟁이 한창 중에 치뤄진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일 이었기 때문일것이다. 이기적으로 어리석게 싸우지 말기를...제발...

 

디자인하우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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