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보살핌

백년의 기억, 베스트셀러 속 명언 800 - 책 속의 한 줄을 통한 백년의 통찰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0년 2월

내가 적는 글이 길어질 듯하면 두괄식으로 내 글의 주제는 이렇다고 적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된다. 책의 두께만큼 서평도 참 길게 남겼다. ^^; 우선 책을 읽은 느낌을 한 단어로 적어본다면 '보살핌' 작가의 보살핌을 읽었다고 할 수 있겠다. 우선 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어떤 책을 읽었는데 주변에서 그 책을 소재로 이야기꽃이 피었을 때 갑작스레 그 책 내용이 하나도 생각이 안 나고 저자 이름마저도 생각이 나지 않아.. 스스로에게 속 터져했던 적이 많았다. 그래서 책을 읽고 밑줄을 긋고 책 끄트머리를 접어놓고 다 읽은 후 끄트머리가 접혀 뚱뚱해진 책 속 밑줄 쳐진 문장을 열심히 자판을 두들겨 저장했다. 그리고도 날 믿지 못해 한 달에 한번 정도 출력을 해서 그간 읽었던 책 중 기억해내고 싶고 나도 그 책을 읽었소~라고 근거를 댈 기억을 오래오래 남겨두는데 꽤나 많은 신경을 썼다. 그런데 백 년의 기억, 베스트셀러 속 명언 800을 읽고 나서 작가에 대한 존경심이 생겼다. 내가 겨우 책 읽은 티를 내기 위해 줄 긋고, 접고, 기록하는 수준이라면, 작가는 독자의 이런저런 상황에 맞춰 위로와 응원을 전제로 책과 문장을 모아 책을 엮었다는 차이가… 왜 이리 부끄러운 감정이 들게 만드는지... 그리고 작가는 얼마나 많은 책을 읽은 것일까? 작가의 직업이 학자이며, 큐레이터라서 가능한 것인가? 또한 작가는 읽은 책 내용을 어쩜 그리 상황에 맞춰(적재적소라고 표현해야 할까?) 최적의 문장을 읽은 책에서 추출해내는 것이 가능했을까? 독자의 직업인 큐레이터가 궁금해졌다. 그러다가 큐레이터라는 직업과 작가가 이 책을 집필한 목적이 연결되면서 분명해졌다. 작가의 책 읽는 이유와 글 쓰는 이유가 말이다. 우선 큐레이터에 대한 정의를 인용하여 옮겨보았다. “큐레이션이라는 단어는 ‘보살피다’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류 라레(curare)에서 유래했다. ‘보살피다’, ‘돌보다’는 뜻 외에도 이 단어에는 정치적인 의미가 함축돼 있었다. 역사적으로 사회 기반 시설을 책임지고 있는 관리를 두고 큐레이터(curator)라 칭했다. …. ‘보살피다’는 의미는 박물관 및 미술관 큐레이터의 기원을 살펴보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16세기와 17세기 당시 아주 부유한 수집가들은 이른바 ‘호기심의 방’ 또는 ‘분더카머’라고 불리는 방을 만들어 과학기기에서부터 고대 유물 조각에 이르기까지 온갖 진귀한 것들을 한데 모아두곤 했다. 그리고 그 수집품이 훼손되거나 도난당하지 않도록 돌보는 것은 하나의 직업이 됐다.” 책 ‘큐레이션’, 마이클 바스카 지음 참고 '보살핌' 작가는 익명의 독자들을 보살펴주고 싶었던 것이 분명하다. 본인이 읽은 책에서 받은 감명을 잊지 않고 그대로 비슷한 고민을 하며 사유하는 독자들에게 그가 엮은 문장으로 만들어진 책으로 보살피는 그런 따스한 돌봄을 받는 느낌이다. ^^

리텍콘텐츠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리텍콘텐츠 #백년의기억베스트셀러속명언800 #베스트셀러속명언

#이달의신간 #필독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