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의 토성
마스다 미리 지음, 이소담 옮김 / 이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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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안나의 토성/이봄출판사


안: 이제부터 추워지는데 밖에서 관찰하느니 플라네타륨에서 공부하는 게 훨씬 더 좋지 않아?

...

오빠: 플라네타륨과 진짜 밤하늘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어 그게 뭐라고 생각해? 새로운 별을 발견할 수 없어.


안: 그럼, 있잖아, 화성의 저녁놀을 볼 수 있는데 대신에 수명이 5년 줄어든다고 하면 어떡할 거야? 볼 거야?

...

오빠: 우주가 생기고 137억 년이 지났는데 단 한 번도 똑같은 밤하늘은 없었어. 지금 올려다보는 하늘과 내일 하늘은 다르고, 내일 하늘과 모레 하늘도 달라. 매일매일 새로운 하늘이 보인다고 생각하면, 나는 화성의 저녁놀을 한 번 보는 것보다 지구의 하늘을 가능한 한 오래 보는 쪽을 선택할 거야.


남매의 질문과 답변 중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이렇게 우주와 친구 관계를 넘나들며 한 권을 가득 채운 작가의 의도는 오빠의 말에 있는 듯하다.


"나는 우주의 신비를 해명하고 싶다는 갈망보다 사실은 오늘 본 아름다운 별을 다른 사람에게 말해주고 싶은 갈망이 큰 것 같다고. 상대는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좀 더 가까이 있는 사람인 것 같아. 안처럼. 그러니까 안이 미즈호에게 토성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마음을 나는 아주 잘 이해해."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고 챙길 때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아니 좋아하는 사람뿐 아니라 그냥 옆에 있는, 아는 사람에 대한 마음까지도...


우주도 그렇다고 우주를 사례로 들어주는 것이 너무 좋다. 태양계에서 퇴출된 명왕성은 따돌림당하는 노닷치같지만 준행성으로 여전히 우리와 같은 은하계에 있는 것처럼 노갓치 역시 우리 속에 있고


여러 개의 소행성이 지구 쪽으로 날아오지만 하루하루 충돌하지 않는 행운처럼 우리도 매일매일 행운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좀 더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내가 좋아하는 것을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간직하고 용기를 내어 표현하면서 말이다. 가끔 서로 늘 예쁜 고리를 숨기고 경단의 꼬치처럼 변하는 토성과 같은 마음일지라도... 너그러이 이해하며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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