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에 노닐다 - 오주석의 독화수필
오주석 지음, 오주석 선생 유고간행위원회 엮음 / 솔출판사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삶에서 이것이 진짜인가, 가짜인가..혼돈이 올 때의 方法은 `진짜`를 見하면 된다. 한국 회화의 본질을 국민들에게 널리 편 미술사학자 오주석의 讀畵隨筆을 읽었다. 開眼의 밝음과 그윽함을 看書癡들에게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 되면 조기가 떼를 지어 올라왔다. 오죽하면 살구꽃이 피면 조기 떼가 몰려온다들 했을까. 그러니 어부들은 살구꽃이 필 즈음이면 조기 떼를 꿈꾸며 마음껏 설렐 수 있었다. 홍양 바깥 섬에서는 춘분이 지난 후에 그물로 잡을 수 있었다. 영광의 칠산 바다에서는 한식 후에 그물로 잡았고 해주 앞바다에서는 소만 후에 그물로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곳 흑산 바다에서는 음력 6, 7월에야 비로서 낚시에 물리어 올라 왔다. 굳이 밤에 낚시를 하는 이유는 이곳 물이 워낙에 맑기 때문에 낮에는 조기들이 낚시밥을 물지 않기 때문이었다.

 조기가 밀물을 타고 올라올 때면 만개한 꽃들에 화답하는 듯 음악소리가 났다. 조기가 부레를 수축시켰다 펴는 소리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조기 울음소리를 듣기 위해 물속에 구멍 뚫린 대나무 통을 집어 넣고는 귀를 기울이곤 했다.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그물을 내려놓기 위함이었다.

 "가까이 가보지 않으려나?"

 약전은 저도 모르게 소리를 찾아 온 신경을 곤두세웠다. 대나무숲을 통과하는 바람소리가 저러할까. 연꽃잎에 내리긋는 작달비 소리 같기도 한 것이. 딱히 무슨 소리라 단언할 수는 없지만, 그리하여 더더욱 가슴을 설레게 하는.....오래전 주어사 강학회에서 들었던 정체불명의 소리가 기억에 생생했다. 산짐승 기지개켜는 소리 같기도 한, 물고기 숨소리 같기도 한, 기어이 새벽잠을 깨우던 그 소리가 혹 조기 울음소리는 아니었을까. 이곳에 닿기 위하여 그리 오랜 세월을 돌고 돌아야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뿌리라도 돋으려는지, 온몸의 피가 역류하는 듯 발바닥을 간질였다. 통증인지도 몰랐다.

 "혹시 조기라도 낚으시게요?"

 "아, 아닐세. 괜한 소리였네."

 피시시 웃음이 새나왔다. (p.297~298)

 

                                               -김영주, <자산 정약전>에서_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산 정약전
김영주 지음 / 이리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이 겨울에 김영주 작가께 큰 빚을 진 듯한 느낌이다. 자산 정약전, 다산 정약용. 어느 시간 속에 머물었을지라도 `꿈`을 向해 살았던 `빛의 사람들`과 함께 꿈의 길을 걸어갈 수 있었기에. 미쁘고 감사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나긴 하루
박완서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원형적 의미로서의 언어를 이렇듯 생생하게 스며들게 한 작가는 드물것이다. 이제는 석양을 등에 지고 그림자를 밟지 않으셔도 돼 다행이다. 환하게 웃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실 것 같다. 다들, 행복하시라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가슴을 다시 뛰게 할 잊혀진 질문 - 절망의 한복판에서 부르는 차동엽 신부의 생의 찬가
차동엽 지음 / 명진출판사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읽기를 마치고 나니, 책의 검은 표지가 손에서 난 땀으로 촉촉해져 있었다. 내 가슴이 다시 뛰고 있나보다. `視線의 확장`에서 오는 기쁨과 더불어 설득력이 큰 위로에서 팍팍한 삶의 道程이 한결 풍요로워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