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의 마지막 오페라
매트 리스 지음, 김소정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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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1년 12월, 모차르트의 죽음과 <마술피리>와 프리메이슨.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악보에 적혀 있는 수수께끼. 르네 페레의 영화와 더불어 나넬 모차르트에 대한 재조명이 신선함과 즐거운 기쁨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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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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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는 역시 박민규다. 제목부터 내용까지 박민규답다. 이런 작가가 이 시대에 있어 기쁘고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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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들에게 인간은 이해할 수 없는 동물이다. 어째서 날지 못하고 자동차나 비행기를 타야 하는지, 왜 그렇게 많은 집이 필요한지, 거기다 전쟁을 일으켜 서로를 죽이는 인간들을 어찌 이해할까. '자칭' 고등동물들은 왜 이렇게 복잡하게 살아야 하는 걸까. 새들 편에서 보면 인간은 참 쓸데없는 일에 몰두하며 산다. 인간들 사는 게 얼마나 복잡한가.

 요즘 읽고 있는 책,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윌든]에서 옮겨 본다.

 

 

 차나 커피, 우유도 마시지 않고 버터와 고기도 먹지 않으니 그러한 것을 사기 위해 일할 필요는 없다. 또 별로 일하지 않으니까 그다지 먹을 필요도 없고, 따라서 식비는 많이 들지 않는다, 그런데 당신은 처음부터 차나 커피, 버터, 우유, 쇠고기 등을 먹고 마시고 있기 때문에 그것들을 사기 위해서는 필사적으로 일할 수밖에 없고, 필사적으로 일하면 체력의 소모를 보충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먹지 않으면 안된다.

 

 

 새처럼 날아다닌다는 게 얼마나 간편한가. 날기 위해서는 가벼워야 하기 때문에 뭘 소유할 수도 없다. 집도 필요 없다. 짐이 없으니 이고 지고 다닐 것도 없다.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면 그만이다. 신선이 따로 없다. 인간은 나는 걸 포기하는 대신 힘들여 걸어야 했고 자동차를 만들어야 했고 집도 지어야 했고 직업을 구해야 했다. 걷는 것과 동시에 고행이 시작된 것이다. 새들에게 인간은 가장 진화가 덜 된 동물일 것이다.....,

 

 

 나는 다시 태어난다면 새가 되고 싶다. 새는 무위진인 無位眞人이기 때문이다.

 내가 사는 곳의 뒷산 높이는 해발 700미터이고 그 뒤 지장봉은 해발 870미터나 된다. 독수리나 말똥가리는 이렇게 높은 산을 휘감으며 비행을 한다. '구글어스' 위성지도로 70미터 위에서 내려다 보면 자동차는 약 3밀리미터 크기로 보이고 사람은 자세히 봐야 보일 듯 말 듯 하다. 겨울철 눈이 쌓이고 한파가 계속되면 독수리 먹이로 쇠기름을 놓아주는데 새들은 이렇게 높은 곳을 날며 지상의 먹이를 찾아낸다.

 나는 가끔 '구글어스' 위성지도를 열어놓고 '새놀이'를 즐긴다. 항공기는 대개 비행 효율이 가장 좋은 지상 10킬로미터 상공을 비행하지만 새가 나는 높낮이는 자유롭다. 500미터 상공을 날기도 하고 1천 미터 상공을 날기도 하고, 대륙과 대륙을 이어 날기도 하며 세계의 거의 모든 도시를 날아다닌다.

 '새놀이'를 하다 보면 새들이 이동할 때 자력을 이용한다는 말이 곧이들리지 않는다. 예를 들어 63빌딩에 올라 서면 멀리 인천 앞바다가 보이는 것처럼 지상 1천 미터만 올라 가면 목적지가 어디든 집을 잃을 염려는 없어 보인다. 산맥이나 강을 따라가면 반드시 바다에 도달하게 된다. 해안을 따라 이동하면 지구 어디든지 갈 수가 있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는 말엔 아주 단순하면서도 깊은 진리가 숨어 있다.

 

 

                                          -도연스님, <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p.236~239)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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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 도종환의 나의 삶, 나의 시
도종환 지음, 이철수 그림 / 한겨레출판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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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시인의 시문학과 삶의 궤적. 삶은 추상화일 수없고 어느 아름다움도 사람의 일과 떨어져 있는 것은 없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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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은 시적으로 지상에 산다

 

 

 

            고료도 주지 않는 잡지에 시를 주면서

              정신이 밥 먹여주는 세상을 꿈꾸면서

              아직도 빛나는 건 별과 시뿐이라고 생각하면서

              제 숟가락으로 제 생을 파먹으면서

              발 빠른 세상에서 게으름과 느림을 찬양하면서

              냉정한 시에게 순정을 바치면서 운명을 걸면서

              아무나 말할 수 없는 것들을 말하면서

              새소리를 듣다가도 '오늘 아침 나는 책을 읽었다'*고 책

              상을 치면서

              시인은 시적으로 지상에 산다

 

              시적인 삶에 대해 쓰고 있는 동안

              어느 시인처럼 나도 무지하게 땀이 났다

 

              * 연암 박지원의 글 [답경지(答京之]에서.

 

 

                                        

 -천양희, <너무 많은 입>중에서-

 

 

 

 오늘 천양희(千良姬)詩人의 이 詩集이 내게로 왔다. 시집 몇 장을 넘기다 이 시가 눈에 들어 오다. 문득, 읽기를 멈추고 청소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성일씨처럼 책을 읽기前 손을 씻지는 못해도 이문재詩人의 말씀처럼 척추를 곧게 세우고 읽어야 할 것 같아서. 房을 깨끗히 청소를 하고 주변을 고요하게 잠재운 뒤 시집을 읽기 시작했다.'

 첫 詩로 나오는 -구르는 돌은 둥글다- 중, '모서리가 없는 것들이 나는 무섭다 이리저리/구르는 것들이 더 무섭다'에 마음이 박히다. -마음의 달-,  -물결무늬고둥-, -너무 많은 입-, -산에 대한 생각-, -썩은 풀-, -뒷길-, -수락시편-, 等等..시인의 詩들를 읽으며 질팍했던 정신을 추스린다. 얇고 가볍고 분주한 世間을 걸어가다가. < 내 인생의 절밥 한 그릇>을 읽으며 공선옥님의 글과 더불어 시인의 글이 깊어서 인상깊었었는데 오늘 이 시집을 읽으니 더욱 충만하다. 1942년生으로 올해로 등단 47년을 맞은 천양희(千良姬)詩人. 시집의 맨 마지막에 나오는 '시인의 말'로 시인의 詩에 대한 소감을 대신한다.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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