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위니의 집에 새 컴퓨터가 도착했어요. 위니도 신이 나고 고양이 윌버도 뭔가 재미난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 덩달아 신이 났습니다.

 위니는 플러그를 꽂고, 컴퓨터를 켜고, 마우스를 클릭했어요.

 

 "마우스야, 너의 재주를 보여 줘!"

 윌버는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윌버의 눈에 마우스는 전혀 생쥐처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죠.

 위니는 인터넷에 접속을 했는데, 윌버가 자꾸 마우스를 툭, 툭 계속 건드리고 있어요. 마우스란 녀석을 좀 더 자세히 보고 싶어서.

 새 지팡이를 주문해야 하는 위니는 슬슬 짜증이 나 윌버를 밖으로 내놓아요. 비가 내리고 있는 줄은 몰랐으므로. 쫒겨난 윌버는 하는 수 없이 비를 쫄딱 맞으며 집안을 들여다보니 위니는 잔뜩 신이 나 있습니다.

 위니는 새 요술 지팡이를 주문하고 나서, www.웃기는 마녀.com으로 들어가 배꼽 잡게 웃기는 이야기들을 읽으며 "깔깔깔!"

 수염에서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윌버는 울면서 '야아옹! 야아아아옹이라니까!". 하지만 위니에게는 그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아요.

 

 

 그때, 뚝뚝뚝뚝 지붕이 새서 빗물이 위니의 방 안으로 떨어졌어요. 새 컴퓨터가 비에 젖어 망가질까봐 위니는 '지붕 고치기 주문'을 외우기 위해 마법 주문책과 요술 지팡이를 온 집안을 다 뒤져 찾아요. 마침내 찾아내 지붕을 고친 후, 위니에게는 근사한 생각이 떠 올랐어요.

 

 

 "내 마법 주문들을 모두 컴퓨터에 저장하면, 마법 주문 책이 필요 없겠지? 그럼 요술 지팡이를 휘두를 필요도 없을 거야. 클릭 한번만 하면 다 될테니까.'

 

 

 새 컴퓨터에 마법 주문을 모두 입력하고 난 위니는 "어디 한번 시험해 볼까? 그런데 뭘 해 본담?"

궁리하다 윌버를 들어오게 해  "옳지! 윌버를 파란 고양이로 만들어 봐야지."하며 마우스를 클릭하자 윌버가 파란 고양이가 돼버렸어요.

 '윌버야, 이제 나한테는 마법 주문 책도, 요술 지팡이도 필요 없어."

 위니는 결국 책하고 지팡이를 내다 버립니다. 청소부 아저씨가 치워 가니까.

 

 

 그날 밤, 윌버는 위니가 잠들기를 기다려 살금살금 아래층으로 내려가 그 마우스란 놈을 자세히 보려고 툭 쳐봤지만 아무일도 안 일어나네요.

 윌버는 '야아아옹, 그르렁!" 호통을 치면서 마우스를 움켜지고 위로 홱 던진 다음, 한 바퀴 데구르르 굴렀어요. "번쩍!" 컴퓨터가 켜졌고 '번쩍!" 윌버가 새파랗게 변했습니다. 번쩍! 번쩍! 번쩍!

 

 

 단잠을 푹 잔 위니는 아침밥을 먹으려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윌버를 찾는데 윌버는 아무데도 없어요.

 그러다 컴퓨터 방을 열어보니 윌버도 없고 컴퓨터도 사라졌습다. 위니는 마법 주문 책을 찾다가, 쓰레기통에 버린 생각을 하고 마당으로 뛰어 나갔는데... 쓰레기차가 저 멀리 떠나 버리네요.

 

 

  그때 트럭 한 대가 대문으로 들어 왔습니다.

 

 

  '아이코, 다행이다! 새 요술 지팡이가 왔어!'

 위니는 새 요술 지팡이를 꼭 쥐고 한 번 휘두르고는 소리쳤어요. "수리수리 마하수리 얍!'

 그러자 마법 주문책이 쓰레기차에서 쌩하고 튕겨 나와 붕 하고 날아와서는.....위니의 품에 툭 떨어졌어요. 위니는 집 안으로 쌩하니 들어가서는 사라진 것들을 되돌아오게 하는 주문을 찾았어요. 그런 다음 두 눈을 질끈 감고 요술 지팡이를 네 번 흔들고는 소리쳤죠. "수리수리 마하수리 얍!"  마침내 컴퓨터하고 윌버가 되돌아왔어요.

"좋았어. 아직 쓸모가 있군." 위니는 마법 주문 책과 요술 지팡이를 선반에 두었어요.

그리고 말했죠. 

"생각해 보니 굳이 버릴 것까지야 없겠어. 언젠가 또 필요할지 모르니까."

 

 

 

 

 

 

' 마녀 위니'를 처음 읽었을 때가 언제였더라, 어제 '마녀 위니의 겨울'을 읽다 생각하니 잘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메인에' 마녀 위니시리즈'를 검색해 보니, 아, 1996년에 처음 읽었구나. 그리고 그때 함께 읽은 그림책들이 주르륵 떠오른다. 그래그래, 참 재밌고 행복하게 읽었었지.

 

 위니는 컴퓨터로' 마법 주문 책'을 저장해놓고, 나는 그 '마녀 위니'를 처음 읽은 날을 검색해 본다.

 그때는 아직 인터넷 서점들이 생기기 전이라 발품을 팔며 책방에 가서 책들을 펼쳐보며 샀을 것이다. 언젠가, 새로 생긴 동네 서점에서 책을 몇 십권 사서 택시를 타고 오려하니까 그때 마침 그 책방의 사장님이 지나가다 자신의 차로 울집까지 배달해 준 추억도 생각난다. 요즘 같아서는 어림도 없는 일이지만 그때는 그런 일도 있었구나.

 

 일상이 가끔  우울해지는 날, '마녀 위니'의 이야기들을 읽으면 위니와 함께 다시 마음이 씩씩해지고 유쾌해진다. 다시 쌩쌩해진다.  하하~그래서 나는 '마녀 위니'가 참 좋다.

" 고맙다, 마녀 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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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08 17: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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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08 22: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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