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고리안 성가 3

 

        - 마종기

         중세기의 낡고 어두운 수도원에서 듣던
         그 많은 총각들의 화음의 기도가
         높은 천장을 열고 하늘을 만든다.
         하늘 속에 몇 송이 연한 꽃을 피운다.
         아름다운 것은 언제나 멀고 하염없었다.
         전생의 예감을 이끌고 긴 차표를 끊는다.
         번잡하고 시끄러운 도심을 빠져나와
         빈 강촌의 햇살 눈부신 둑길을 지난다.
         미루나무가 춤추고 벌레들이 작게 웃는다.
         세상을 채우는 따뜻한 기적의 하루,
         얼굴 화끈거리는 지상의 눈물을

 

 

                           /<새들의 꿈에서는 나무냄새가 난다> 中.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2-11-23 1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1-24 17:2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