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국수집 근처에 '후레쉬 포크'라는 정육점이 있습니다.
삶에 지친 VIP 손님이 쪼그리고 앉아 쉬고 있습니다.

 

어제는 민들레국수집의 오랜 VIP손님인 고0환씨가 쓰러졌습니다. 건강상태가 아주 좋지 않았습니다. 동인천 역 근처에서 노숙을 합니다. 어떤 날은 밥을 먹다가 속이 좋지 않아서 먹지 못하는 날도 있었습니다. 어제 오후였습니다. 국수집에서 식사를 한 후에 근처 교회 뒤쪽에서 그냥 뒤로 쓰러졌습니다. 급히 119 응급차가 왔습니다. 병원으로 실려갔습니다. 살아서 나올 것 같지 않습니다. 민들레국수집 시작할 때부터의 손님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미운 사람이 당신 엄마라고 했습니다. 어릴 때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 엄마가 술집을 나가곤 했답니다. 그게 제일 싫었다고 합니다. 엄마가 제일 미웠다고 합니다. 그렇게 오십 평생을 살다가 결국 길에서 쓰러져버렸습니다. 안타까운 인생입니다.

 

오늘은 우리 손님들께 닭백숙을 대접합니다.

손님들이 닭백숙 한 그릇 드시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짠 합니다. 얼마나 정성스럽게 식사하는지 놀랄 정도입니다. 뼈만 깨끗하게 남습니다. 그리고 잘 먹었다면서 행복해 하는 표정도 마음을 짠하게 합니다.

 

                                       -민들레국수집, 민들레소식. 7/18 초복-에서 옮겨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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