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 서비스/ 장경린

 


  봄이 오면 제비들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씀바귀가 자라면 입맛을 돌려 드리겠습니다.

  비 내리는 밤이면

  빗소리에 발정 난 고양이 울음소리를 담장위에

  덤으로 얹어 드리겠습니다 아기들은

  산모의 자궁까지 직접 배달해 드리겠습니다

  자신이 타인처럼 느껴진다면

  언제든지 상품권으로 교환해 드리겠습니다

  꽁치를 구우면 꽁치 타는 냄새를

  노을이 물들면 망둥이가 뛰노는 안면도를 보내드리겠습니다

  돌아가신 이들의 혼백은

  가나다순으로 잘 정돈해 두겠습니다

  가을이 오면 제비들을 데리러 오겠습니다

  쌀쌀해지면 코감기를 빌려 드리겠습니다

 

 

         -장경린,<토종닭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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