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아침저녁

 

   방을 닦습니다

 

   강바람이 쌓인 구석구석에서

 

   흙냄새가 솔솔 풍기는 벽도 닦습니다

 

   그러나 매일 가장 열심히 닦는 곳은

 

   꼭 한 군데입니다

 

   작은 창 틈 사이로 아침 햇살이 떨어지는 그곳

 

   그곳에서 난 움켜쥔 걸레 위에

 

   내 가장 순수한 언어의 숨결을 쏟아 붓습니다

 

   언젠가 당신이 찾아와 앉을 그자리

 

   언제나 비어있지만

 

   언제나 꽉 차 있는 빛나는 자리입니다

 

 

                                                    

       -곽재구, <참 맑은 물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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