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미사를 가서 제1독서를 듣고 있는데 어디선가 "쿵!" 하는 소리가 나고 곧이어 사람들이 한 곳으로 달려들 갔다. 나는 성당 우측의 뒷자리에 앉았기 때문에 왜 그러는지 의아했는데 미사를 집전하시던 머리가 하얀 할아버지신부님께서도 제대에서 내려 오셔서 그 곳으로 가셨고 독서를 하던 청년들도 달려갔다. 알고 봤더니 따님과 함께 미사를 드리시던 할머님께서 의식을 잃으시고 의자에서 쓰러지신 것이다. 사람들이 119로 급히 연락을 하고 따님이 "엄마! 엄마!"하시는 동안 미사에 참석한 사람들의 마음은 온통 그 분에게 향해 있었다. 이윽고 119구급대분들이 오셔서 이동구급침대에 할머님을 실고 성당을 나가시는데..그 분의 하얀 머리칼과 작은 발을 보니..문득..엄마의 장례미사때가 생각나 마음이 무척 심란했다. 구급대가 할머님을 모시고 나가고 다시 미사를 드렸는데 미사 끝무렵, 수녀님이 가져오신 메모를 보시고 신부님께서 "할머님께서 이제 괜찮으시답니다! 나이가 드신 분들은 이런 환절기엔 간혹 이런 일이 있는데 어르신들은 옷 항상 따뜻하게 입으시고 때 걸르시지 마십시요~나도 이젠 가끔 때를 거르면 벌벌 떨려요~~" 하셔서 모두들 웃으며 안심을 했다. 119구급대분께서도 항상 호출을 받으시지만, 아마..이렇게 미사中인 성당으로 구조를 하러 오신 일은 참 드문 일이었을 것 같다. 다행히 할머님이 의식을 찾으시고 안정을 취하셔서 이런 한가한 농담도 할 수 있겠지. 할머님! 이제 더욱 몸 조심하세요~^^ 따님을 비롯하여 아들, 딸 같고 손주들 같은 신자분들과 할아버지신부님도 모두 놀라고 걱정했잖아요~~감사합니다. 다음주에도 건강하고 예쁜 모습으로 뵈어요~^^ 그리고 119구급대분들께도 너무 감사드립니다. 참 덕분에 오늘도 양호했다. 감사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