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슬픔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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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출간된 미발표 유고작 47편이 실린 이 詩集의 시들과 육필 원고를 읽노라니. 그분이 어떤 마음으로 한 생을 살아가셨는지 감히 조금이라도 알 것만 같았다. ‘가지에 걸려 찢긴 옷자락 꼴이 되어도/ 진정 내 존엄 버릴 수 없어‘(64). ‘인생이란 숫제 나의 생애가 아니다/ 목숨들의 모습이며 목숨들의 시련이며/ 목숨들의 환희요 목숨들의 비애이다‘(72). ‘ 심장을 으깬 듯한 절실함은/ 아아 검은 밤/ 저 검은 하늘의 희미한 별/ 아마도 나는 그것인 것 같다‘(74). ‘나는 원고를 쓰고/ 우리 고양이 세 마리는 코 자고 있다/ 잠자는 시간과 사료 먹는 시간 외는/ 항상 산을 싸돌아 자유롭다‘(82). 서문의 말 ‘그 표현에는 어떤 성역도 없기에 가장 인간적이며 거룩합니다.‘처럼 우리도 여전히 박경리 선생님의 ‘슬픔의 밑바닥에 숨겨놓은 찬란한 빛‘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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