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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얘기하면 어떨지 모르지만, 이 詩集은 송정원의 <반대편에서 만나>와 같은 마음으로 만났다. ‘내 자정 속도에 맞춰 A는 반대편으로 걸어. 그러면 나를 만날거야‘ (55). 붙잡지도 보내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미지(未知)의 그리움의 사경(寫經). ‘세포 하나하나에 새겨진 극한의 세밀화‘(63).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약과 나는/ 가지고 있던 것들을 여기 내려 놓았다/ 작약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슬프고 수줍어서 한층 더 작약이었다 (19). 오늘, 올해 세 번째 부음을 접했다. 약사, 사제, 피아니스트였던 내 지음(知音)들의. ‘착한 사람들은/ 늘/ 어깨에 힘이 없지만/ 그래도 이상하게 충분하다‘ (69). ˝어차피 다 노래니까˝(가여운 거리). ‘내 모든 시를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에 바친다.‘는 시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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