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어디 가요?
-예배당 간다
근데 왜 울면서 가요?
-울려고 간다
왜 예배당에 가서 울어요?
-울 데가 없다.
/ 김환영의 동시, <울 곳>
귀뚤귀뚤
오늘도 참 많이 울었다
풀에게 미안하다
이 계절
다 가기 전에
벗어둘
내 그림자
한 모금 이슬이 차다
문득 씹히는
내생來生의 별
/ 이원식 詩集, <비둘기 모네>에서.
어떤 꽃나무
이쁜 날들은 갔어
그래도 널 사랑해
네가
어떤 꽃나무였는지
아니까
/ 도종환 詩集, <정오에서 가장 먼 시간>에서.
한밤중, "하느님, 심심한데 茶나 한 잔 합시다." 칭얼칭얼.
저녁에 수녀님과 통화 中 '어떤 꽃나무'에 대한 이야기.
그래, 우리는 모두 사랑하는 이들에게 '어떤 꽃나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