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치는 소년
내용 없는 아름다움처럼
가난한 아희에게 온
서양나라에서 온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카드처럼
어린 양들의 등성이에 반짝이는
진눈깨비처럼
(47)
묵화
물 먹는 소 덜미에
할머니 손이 얹혀졌다
이 하루도 함께 지냈다고
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
서로 적막하다고
(48)
* 작품 출처: 김종삼 <북 치는 소년> 민음사(1974)
/ <밤이면 건방진 책을 읽고 라디오를 들었다- 오늘의 시인 총서 엔솔로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