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평 집도 괜찮아! - ‘짐’이 아닌 ‘집’을 선택한 사람들
야도카리 지음, 박승희 옮김 / 즐거운상상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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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갖고 싶었다. 더 넓은 곳에 살고 싶었다. 이왕이면 좋은 동네에서 살고 싶었다. 역에서 가까우면 더 좋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돈을 더 많이 벌어야 했다. 그러다보니 일을 더 많이 해야 했고, 더 많이 피곤해졌다. 결국엔 너무 힘들어 주저 앉았다. 그런데 비싼 집은 편안한 공간이 되어 주질 않았다. 내가 이렇게 힘든 건 집, 너 때문이란 생각에 마음이 더 힘들어졌다.

바쁘고 화려한 도시 생활을 접고 전원생활로 들어선 지 5개월째. 귀농이나 귀촌을 꿈꾸며 돌아온 것도 아니고, 도시에 싫어서 내려온 것도 아니다. 그냥, 우리 가족이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 하나였다.

<3평 집도 괜찮아!>에 나오는 5명의 사람들은 '집'이라는 괴물을 버리고 '공간'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3평 남짓한 곳에서 살림을 하는 사람도 있고, 아예 집 없이 캡슐 호텔에서 매일 지내는 사람의 이야기도 있었다.

3평이라는 상징적 공간은 오롯이 '나만을 위한 공간'이라는 것과 함께 '생활이 가능한 최소한의 공간'을 나타낸다. 처음엔, 아니 그렇게 작은 곳에서 어떻게 살 수 있는가 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런데 그들의 삶과 생각을 들여다보니 충분히 이해가 갔다.

밭에서 바로 캐온 채소들을 먹는데 냉장고가 왜 필요한가, 책과 자연, 라디오가 있다면 tv가 필요없지, 책도 공간을 차지한다면 전자책으로 기꺼이 읽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람들.

그들이 처음부터 그런 생각을 했던 건 아니다. 고베 지진, 후쿠오카 원전 사고, 동일본 대지진 등 큰 재해를 겪고 난 후 사람들의 생각이 달라진 것이다. 이렇게 많이 안고 가서 무얼 하나. 꼭 필요한 것만 가지고 있어도 충분히 행복하다.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미니멀라이프'에 대한 관심도가 커졌다. 잘 버리지 못하고, 계속 사려 하고, 필요하지 않은데도 갖고 있게 되는...많은 사람들이 과부하 상태로, 매일매일 터질 듯이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많이 가질수록 내가 행복한가, 의문이 든다.

많은 걸 내려놓을 땐 아쉬움이 많이 따를 것이라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지금. 내가 왜 전원생활을 찾아 들어왔는지 초심을 떠올려야지 싶다. 마음을 비우고 행복으로 채울 때 비로소 미니멀 라이프가 실현되는 것이기에. 더 비우고, 더 비우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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