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를 위한 칼 비테 교육법 - 이지성이 들려주는 칼 비테의 인문학 자녀교육법
이지성 지음 / 차이정원 / 201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꿈꾸는 다락방>,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감명깊게 읽어 이미 이지성 작가의 팬인 나는, 이지성 작가가 아이교육법 책을 냈다고 해서 두근대는 마음으로 첫 장을 열었다. 당구여신 차유람 씨와 결혼하고 아빠가 되면서 자연스레 교육법으로 작가의 시선이 옮겨가는 것을 보고, 같은 세대를 살고 있는 엄마로서 이런 책을 만날 수 있음에 참 감사한 시간이었다. '칼 비테 교육법'이 뭐길래 부모들이 이리도 열광하는지 궁금했다.

 

칼 비테라는 인물을 한번쯤은 들어보긴 했다. 위대한 교육자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그가 누구를,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교육을 했고, 어떤 성과를 이뤘는지는 잘 알지 못했다. 이 책은, 칼 비테의 교육방식을 이지성 작가 특유의 쉽고 편안한 문체로 적어내려간 글이다.

목사였던 칼 비테는 50살이 넘어 결혼을 하고, 귀하디 귀한 칼 비테 주니어를 낳아 아주 특별한 교육을 실시하였다. 생후 42일째부터 책을 읽어주고, 갓난 아기때부터 그리스 로마신화를 읽어주며, 라틴어로 책을 읽어주고, 체험을 하게 하는, 일종의 스파르타(?) 교육을 실시했다.

책을 보는 초반에는, '이거, 너무 심한 선행교육이 아닌가?'라는 반감이 들며, 칼 비테 주니어가 얼마나 숨막혔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시간표도 스스로 짜게 함으로써 허투루 낭비하는 시간이 없게 하고, 경제관념을 확실하게 심어주기 위해 모든 행동에 돈을 쳐주며, 약속을 어기거나 지키지 않을 경우엔 돈을 회수해갈 정도로 빡빡한(?) 아버지였다.

하지만 책을 보면서 점점 고개가 끄덕여졌다. 지금의 일반적인 '선행학습'이 아닌, 아이의 생각을 키워주고 도덕적 인성의 심지를 키워주는 데 큰 목적을 둔 교육방법이기 때문이다. 신앙과 도덕, 수학, 과학, 예술...어렸을 적부터 촘촘한 교육을 받아온 칼 비테 주니어는 3세때 모국어를 깨치고, 9세때 영어, 라틴어 등 6개 국어를 익혔으며, 12세에 박사학위를 딸 정도로 훌륭하게 성장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최연소 박사라는 타이틀이 아니다. 그것은 이 교육의 최종 목적이 지식의 최고봉에 오르는 것이 아닌, 도덕과 인성을 갖춘 교육법이라는 것이다. 인문고전 독서 교육법을 통해 읽고 성장하는 즐거움을 주고, 토룐 교육법으로 나와 다른 세계관을 만나도록 하며, 도덕과 인성 교육을 통해 바른 사람으로 성장하는 법을 배운다. 그러면서도 아들이 지중해가 보고 싶다고 하면, 망설이지 않고 당장 떠나는 칼 비테의 실천력을 엿볼 수 있었다.

내년이면 학부모가 되는 내게 지금 가장 관심사는 아이교육이다. 과연,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 어떤 아이로 자라나길 바라는가. 이런 이야기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남편과 많이 이야기를 나누던 부분이었다.

남편은 소위 말하는 '강남 8학군' 출신이다. 얼마나 많은 교육열에 시달렸겠는가. 그래서인지 남편은 아이를 '학원 뺑뺑이'는 절대 시키지 않으리라는 확고한 의지가 있다. 반면에, 나는 서울에 살았지만 학원 선택이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었다. 결과는 뭐, 둘 다 중간치는 나온 듯하다.

교육법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다름의 문제이다. 우리 부부는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길로 선택하자고 합의했다. 공부 말고도 더 잘할 수 있는 게 있다면, 그 길로 나아가게 하자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지인들은
"아직 아이가 학교에 안 들어가서 그런 거야. 가고 나면 생각이 또 달라져. 학원을 안 보낼 수가 없어."라고 한목소리를 낸다. 겪어보지 않은 이야기라서, 나도 반박할 수는 없다. 이러한 시기에 이지성 작가가 칼 비테의 목소리를 빌어 힘을 주었다.

바로
흔들림 없이 걷는 부모 되기.
지식부자보다 지혜가 넘치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라는 건 많은 부모의 바람일 것이다. 하지만 정작 마음과 머리가 따로 놀기에, 부모와 아이는 또 세상의 교육법에 끌려가고 있다. 부모가 중심을 잡고, 흔들림 없이 걷는다면, 아이는 지식이든 지혜든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고아의 아버지' 페스탈로치가 칼 비테에게 교육법을 공유하는 책을 쓰자고 했지만 지배 세력의 반대로 그 책이 세상에 묻혀 있다가 100년이나 지난 이 시점에 부활하여 살아있는 교육법 교과서가 된 것이다. 지금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지침서가 아닐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